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2024/11 24

소꿉놀이 김장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콩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하루 반나절의 짧은 찬란한 시간이었다.   오늘 김장을 마쳤다.다른 분들에 비하면 소꿉놀이 정도이겠지만 나는 진심 열심히 했다.배추는 해남 절임 배추 10kg을 어제, 29일에 도착하도록 주문하고 주문 배추는 잘 절여졌다. 김장 시작하기 2시간 전에 물을 빼라고 했다. 물이 빠진 후, 나는 절인 배추 포기를 다시 반으로 갈랐다.2 등분한 포기는 너무 커서 한 번 꺼내면 오랫동안 먹으면서제 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에 작게 하여 자주 꺼내 먹기 때문이다.  양념은 하나씩 하나씩 준비했다.젓갈은 추자도에서 사 온 멸치젓을 사용했다. 그 옛날 우리 어머니는 황석어젓을 김장할 때 끓이곤 했었다언제부터 장독 항아리 하나에 젓을 담아 놓고 김장 때 보면노릇노릇한 황석어..

내맘의 글방 2024.11.30

약속을 지킨 우리 집 콩고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베란다와 실내의 식물들을 한 번씩 바라보는 재미가 참 좋다.그들은 늘 같은 자리에서 살아가지만어느 하루 같은 모습이 아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니그 새로움을 찾아내는 날이면 더욱 기쁘다. 지난 19일에 오블완을 8일 남겨 놓고 글쓰기 주제에 골몰한 나는 콩고에 응원을 청했고콩고는 다 마치는 날, 나도 꽃을 피워 주겠다는 묵언의 약속을 나하고 하면서 그날의 오블완을 완성하도록 황새를 잡아주었다고 표현했었다. 어제가 27일, 오블완 마침의 날이었다21일 동안 계속 글 쓴다는 일에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다가나는 하루 늦게 참여한 관계로 20일 완성품이다.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지력에 나 자신도 놀란 시간이었다.  28일 오늘 아침가벼운 마음으로 자고 일어나니..

꽃과 나무 2024.11.28

바람이 남겨준 상념

엊저녁부터 강풍 주의 안전문자가 들어오더니만아침에 일어나 어둑한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약한 비가 지나간 듯하다창을 여니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놀랐다.가을과 겨울이 자리바꿈 하느라 좀 어수선 한가 보다.서울에 사는 동생이 눈 풍경 사진을 보내왔다. 아, 진정 겨울이구나~~ 이상기온이라며 이래저래 많이들 걱정하는데계절이 맞게 찾아와 준 것이 한편 고맙기도 하다.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로 다가간 순간 나는 또 한 번 놀랐다.어제저녁 일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느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집 근처 예식장 주차장을 이용했다.그곳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서너 그루가 아주 우람하게 자라고 있으니 계절 따라 참 보기 좋은 풍경을 보여주곤 한다.그런데 지난 밤새 강풍에 바늘 같은 잎이 떨어지면서내 차 와이퍼 밑에 ..

단상(短想) 2024.11.27

귀한 우리의 미술품 책거리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를 보았다.세계적으로 고가품을 소장한 사람이 예술품들을 경매에 선 보였는데경매품 중 우리의 조선 시대 궁중 화가 이택균 (1808~1883 이후?)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책거리 10폭 병풍이 소개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으로 그림을 자세히 보노라니 경매에 나온 책거리는 책장에 각종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을 세밀하게 그려 넣은 10폭 병풍이다. 추정 가는 1만5000~2만5000달러(약 2100만~3500만 원). 크리스티는 “에르테군이 소장했던 유일한 한국 고미술품으로 그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있던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작품 속 그림에 나오는 소품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노라니우리 조상님들의 풍류가 이렇게 멋지고 고급스러웠다니! 감동이다.이 그림에 나오는 책들..

단상(短想) 2024.11.26

가을 들판에서 눈으로 듣는 음악

일요일 하루를 정신없이 보낸 듯싶다.마음 조금만 돌리면 지천의 가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을 바쁘다는 핑계로 그만 나의 틀에 갇혀 지낸 듯싶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시간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지우개라 했던가. 어딘가에 더딘 걸음을 쉬고 있는 가을 끝자락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으니달력상 가을은 아직 다 지워지지 않고 일주일여 남아 있음이 다행스럽다.  오늘 아침 하늘길은 꾸무럭하다.회색빛 구름도 차마 하늘은 다 가리기 미안했던지 제 몸만큼만 드리우고 있다.마치 가을이 펼치는 공연장을 꾸며주는 커튼처럼 안정감이 느껴지며자꾸 내 눈길을 끌어간다.  하늘 아래눈 안으로 들어오는 가을 들녘의 텅 빈 논들은 가슴으로 읽어 감성이 되어주는 풍경으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정감이 가득 차 있다. 너른 들녘에 ..

단상(短想) 2024.11.25

내가 아끼는 의자는...

조금 이른 아침그동안 모아둔 분리수거 쓰레기를 가지고 쓰레기 분리 장소로 내려가다가나는 아! 하면서 탄성을 질렀다.단풍나무를 비롯한 여타의 나무들이 잎을 곱게 물들이고마치 쓰레기장을 호위하듯 서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 부지런한 가을 햇살은 짧게 남은 가을날의 임무를 다하려는 듯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쓰레기장을 가만가만 어루만지며 말끔하게 해 놓았구나!! 우리 집은 동남향이다아침 일찍 집안에 드는 해는 종일 반간접적으로 햇빛을 집안에 들여주며 지나가는데우리 집과 동일선상에 나란히 놓여있는 분리 쓰레기장도, 나무들도그처럼 맑은 아침햇살을 받고 있었다.오늘따라 쓰레기장이 참 정갈하다.   나에게는 쓰레기장에서 득템한 일이 하나 있다.그러니까 3년 전 일이다.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서 가..

단상(短想) 2024.11.24

한 끗 차이

아침에 자동차 시동을 거니띵! 하면서 주유 권장 안내문이 뜬다.남은 주유량 주행거리를 보니 90km다.90km나 남았는데 친절도 하지~~ 하며 주유소에 들를까 말까 망설였다.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항상 주유를 넉넉하게 하고 다니기에이왕이면 주유하는 게 낫다 싶어 주유소로 향했다.  우리 아파트 건너편 큰 도로변에 주유소가 있는데부지도 넓고 6개의 주유대가 있으니 차들의 움직임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세차장도 아주 깔끔하게 잘 운영하고 있어서인지 손님들도 많다.주유소에 도착했는데 차들이 많았다. 휘발유 값이 리터 당 1,586원이다. 내 차는 운전석 쪽이 아닌 조수석 쪽에 주유구가 있어대부분 차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입을 해야 한다.차들이 없으면 한번 돌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오늘은 주유 중 차와 대기하는 ..

단상(短想) 2024.11.23

내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우체국에 가게 되면 주차공간이 난감하다.하여 우체국에 자주 가는 나는 아예 멀리 주차하고 걸어가든가아니면 우체국 옆 人道에 살짝 걸쳐 주차하고 얼른 일을 보고 나온다. 우체국에서도 최대한 안내를 해 주곤 하는 인도에는빛바랜 하늘색과 회색 두 가지 색깔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곳이다. 20일 전쯤 되었을까? 그날은내가 올해 담은 고추장을 언니와 동생들에게 보내려고 준비한 날이다.다른 때 같으면 어머니 집에 가져다 놓으면한 번씩 어머니 뵈러 내려와서 가져가곤 하기에나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는데 이제 어머니 집이 없으니각자에게 보내주려는 내 마음이었다.작년에 보내준 고추장을 모두 다 먹었다고 하면서 은근히 좋아하니나 역시도 기분 좋은 마음이었다 단단히 여민 박스가 3개나 되어 나는 우체국에 조금이나마 가깝게 인도에..

단상(短想)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