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251

유럽의 봄 꽃

그곳은 더울까? 추울까? 따뜻할까? 혼자 되묻고 되물으며 캐리어 여닫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작년 11월에 예약했던 우리 세 자매의 동유럽여행 날짜가 다가왔었습니다. 연말 업무를 마치고, 나 없는 동안의 먹거리를 대충대충 준비해 놓고 떠나면서도 뒤 돌아보기를 반복하며 공항에 도착하여 7박 9일의 일정을 시작했는데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두서없는 마음은 매 한 가지인 것 같아요. 낯선 곳을 찾아 1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솔자를 따라 걸어 따라다니느라 일 평균 12,000보를 걸었고 버스로 긴 시간 이동하며 미지의 동유럽 5개국 체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돌아보고 왔네요 우리보다 위도가 약간 높은 곳의 나라들이어서 조금 춥기는 했지만 공기만큼은 어찌나 맑은지 참 좋았습니다..

꽃과 나무 2024.03.28

향기에 젖어 지낸 설 연휴

설날, 행운목의 향기가 집안 가득 고이니 코가 어지럽다. 형체 없는 이 향기로움을 무엇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글에도, 시에도, 그림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식구들에 호들갑 떠는 일~~ 이 향기 좀 맡아봐요 남편 : 응, 정말 그러네~~ 집안에서 향기가 나지 않니? 아들 1 : 그러게~ 무슨 향기야? 아들 2 : 엄마는 우리보다 꽃이 좋은가 봐 아~ 너희들이 온 날부터 향기를 뿜어 주니 신기해서~ 꽃은 나보다도 너희들이 더 반가운 가 봐!! 온 식구에게 웃음이라는 행운을 안겨주었으니 진정 행운목이구나 만개가 아닌 반개한 꽃 향이 더 짙다고 했는데 행운목은 낮에는 꽃잎을 다물고 향을 되새김해 보라는 몸짓으로 늦은 오후부터 꽃잎을 열어 향기를 뿜어주니 더욱 향기롭다 ..

꽃과 나무 2024.02.12

멀구슬나무

11월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가을의 마지막 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외출을 했다 매서운 바람이 불었지만 일을 마치고 아들이 사준 두툼한 패딩점퍼를 입고 은행 건너편 이면 도로를 걸었다 15분의 여유가 있었으니 문득 내가 만나고 싶은 나무를 보려면 빠른 걸음으로 다녀오면 될 것 같았다. 푸른빛 하늘의 팽팽함은 겨울 기운이 가득했지만 하얀 구름이 부드럽게 풀어주니 새들은 지절거리며 나무 위를 맴돌고 있다 찬 기운이 가득한 계절 하늘의 구름과 지상에서 하늘을 향한 나무의 자태가 참으로 곱다 멀구슬나무다 우리나라 남쪽지방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멀구슬나무는 아열대지역이나 열대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추운지방이 아닌 곳에서 자라기에 북쪽한계선이 있는 나무다. 내가 이 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

꽃과 나무 2023.12.01

가을 소리 가득한 뒷산의 꽃 친구들

달의 둥근 모습은 어느새 많이 기울어 있다 꽉차게 받아든 소원들을 하나씩 이루어주면서 제 몸이 점점 가벼워 지겠지... 내 소원은 무엇이었지? 추석명절에 온 친척들이 다 함께 모여 함박웃음을 지으며 놀았나 보다. 줄기를 꺾으면 잠시 후 검은색 즙이 나오기 때문에 묵연초(墨烟草), 묵채(墨菜), 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꽃과 나무 2023.10.03

산세베리아 꽃이 다시 피었다.

우리 집 산세베리아가 지난 7월에 꽃을 피웠는데 느닷없이 다시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무심했던 내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텅 빈 내 마음을 곱게 채워주려는 산세베리아의 마음일까! 뭉클 솟아오르는 마음을 부여잡고 꽃 화분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바라보면서 조각조각 다른 모습의 내 마음들을 이어보았다. 별 이병기 작사 / 이수인 곡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별이며 내 별 또 어느 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동요 같은 가곡이라며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이른 아침 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며 즐겨 부르곤 했었는데 이 날은 저녁운동 나가기 전 베란다에서 문득 바라본 하늘의 아름..

꽃과 나무 2023.09.20

상사화 피는 계절에

이제는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어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뜻을 가진 상사화가 한창일 때 가셨네요 영원을 살아가는 이 꽃들을 해마다 만날 때면 어머니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겠지요 우리의 구심점을 잃고 나니 자꾸 헛걸음을 디디며 마음 붙일 곳 없어 허전합니다. 더 많은 고통을 받지 마시고 이제 이 세상을 잊으시라고 소리 없는 말을 건네곤 했던 제 마음이 상사화 꽃을 맴돌고 있습니다. 위도상사화는 부안군에 속하는 위도에서만 자생하는 꽃이고 백양꽃은 내장사 특산종 상사화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계신 작은 산사는 내장사 들어가는 길목 아늑한 곳에 있습니다. 지금 한창 일 때이지만 만나지 못하고 왔습니다. 이제 해마다 어머니 찾아가는 날이면 만날 수 있겠지요 꼭 오라는 어머니의 예쁜 명령 같아 마음의 위..

꽃과 나무 2023.08.30

킹벤자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우리 집 킹벤자민 고무나무에 열매가 열렸다. 일요일 아침 베린다 식물들에 물을 주려고 하는데 키 큰 킹벤자민 고무나무에 무언가가 보인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순간 아!! 열매가 제법 많이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무화과속의 나무인지라 꽃을 보이지 않고 맺은 저 열매 속에 꽃을 품고 있다고 하니~~ 이 더운 여름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매를 키우고 있으니 참으로 기특하다 킹벤자민 고무나무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등 오염물질을 제거해 준다고 하여 실내 정화식물로 키우고 있었는데 30년 넘게 우리와 함께 살아온 우리 벤자민 고무나무는 올해로 3년 연속 열매를 맺는데 해가 지날수록 열매의 개수가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겨우 4개를 발견했는데, 작년에는 다수의 열매를 보여 주었고 올해는 더 많이 달려 있는..

꽃과 나무 2023.08.08

여름 숲길에서

일요일 오전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는 마음을 부산하게 한다. 왜 갑자기 이불 빨래 생각이 나는지… 얇은 여름이불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늘 해오던 청소, 빨래, 반찬 만들기 등 일요일 일상을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해 놓고 나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눈이 자꾸만 밖으로 향한다. 장마가 계속되면 산에 오르는 일도 뜸해질 텐데 하며 가지런히 정돈된 집안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뒷산을 올랐다 장마를 머금은 날씨는 찌는 듯 더웠지만 일단 산에 오르면 숲 그늘과 바람이 있어 그리 더운지 모른다. 오솔길을 걷노라니 길 양쪽의 초록 나무와 초록 풀들로 인하여 초록의 압력이 팽팽한 느낌을 안겨준다. 아, 요즈음 어느 잠수정이 해저 4,000m에서 내파로 폭발했다는데 우리 뒷산도 꽉 찬..

꽃과 나무 20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