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255

약속을 지킨 우리 집 콩고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처럼 청소기를 한 번 돌리고베란다와 실내의 식물들을 한 번씩 바라보는 재미가 참 좋다.그들은 늘 같은 자리에서 살아가지만어느 하루 같은 모습이 아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니그 새로움을 찾아내는 날이면 더욱 기쁘다. 지난 19일에 오블완을 8일 남겨 놓고 글쓰기 주제에 골몰한 나는 콩고에 응원을 청했고콩고는 다 마치는 날, 나도 꽃을 피워 주겠다는 묵언의 약속을 나하고 하면서 그날의 오블완을 완성하도록 황새를 잡아주었다고 표현했었다. 어제가 27일, 오블완 마침의 날이었다21일 동안 계속 글 쓴다는 일에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다가나는 하루 늦게 참여한 관계로 20일 완성품이다.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지력에 나 자신도 놀란 시간이었다.  28일 오늘 아침가벼운 마음으로 자고 일어나니..

꽃과 나무 2024.11.28

콩고의 응원

콩고라는 아프리카 나라 이름도 있지만우리 집에는 콩고라는 열대식물이 잘 자라고 있다공기 정화작용이 탁월하다 하여 집에 들여 키운 지 10년을 넘는다열대식물이어서인지 커다란 잎이 어찌나 시원하게 잘 자라는지 새잎이 나올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다.이 콩고는 꽃 보기가 어렵다고 하는데우리 콩고는 몇 해 전부터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천장 높은 줄 모르고 크는 콩고가 올해 또다시 꽃망울을 올리고 있다.지난 10월 28일이다.그런데 콩고는 꽃망울을 올리고도 한 달 넘게 장고의 시간을 보내다 꽃을 피우는데딱 하루나 하루 반나절 정도 잎을 벌리고 속살을 보여준 후다시 입을 꼭 다물어 버린다.그 상태로 또 한 달여를 지내다가 떨어지는 것이다. 콩고 꽃망울을 바라보노라며 꽃망울을 올리고도 오랜 시간 동안 무엇..

꽃과 나무 2024.11.19

오월의 초저녁

나는 늘 시간에 떠밀린다.이 나이에 무에 할 일이 많다고… 어제저녁만 해도 그렇다.여느 때와 달리 조금 일찍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하며 창밖을 보니점점 길어지는 낮 시간 때문인지 밖이 환했다.순간 나는 아! 꽃 만나러 가도 되겠구나! 하며 혼자 좋아한다. 마삭줄 꽃이 한창 피었을 텐데 지난 주말에 다녀오지 못하고벌써 수요일이 되었다.그들은 절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간단한 차림으로 뒷산을 향했다. 괜히 쭈뼛거려진다. 누구라도 만나면 점점 어두워지는 시간에 산을 오르느냐고 힐난하는 듯싶은 걱정 소리를 들을까 봐서다.다행히 마삭줄은 두 번째 봉우리 주변에서 자라고 있으니2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산 초입에 이를 때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는데일단 산 오솔길에 들어서니 마음이 날아갈 듯 좋다. ..

꽃과 나무 2024.05.23

유럽의 봄 꽃

그곳은 더울까? 추울까? 따뜻할까? 혼자 되묻고 되물으며캐리어 여닫기를 반복하다 보니어느새 작년 11월에 예약했던 우리 세 자매의 동유럽여행 날짜가 다가왔었습니다.   연말 업무를 마치고,나 없는 동안의 먹거리를 대충대충 준비해 놓고 떠나면서도 뒤 돌아보기를 반복하며 공항에 도착하여7박 9일의 일정을 시작했는데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두서없는 마음은 매 한 가지인 것 같아요. 낯선 곳을 찾아 1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솔자를 따라 걸어 따라다니느라 일 평균 12,000보를 걸었고버스로 긴 시간 이동하며 미지의 동유럽 5개국체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돌아보고 왔네요우리보다 위도가 약간 높은 곳의 나라들이어서조금 춥기는 했지만 공기만큼은 어찌나 맑은지 참 좋았습니다. 걸으면서 ..

꽃과 나무 2024.03.28

향기에 젖어 지낸 설 연휴

설날, 행운목의 향기가 집안 가득 고이니 코가 어지럽다. 형체 없는 이 향기로움을 무엇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글에도, 시에도, 그림에도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식구들에 호들갑 떠는 일~~ 이 향기 좀 맡아봐요 남편 : 응, 정말 그러네~~ 집안에서 향기가 나지 않니? 아들 1 : 그러게~ 무슨 향기야? 아들 2 : 엄마는 우리보다 꽃이 좋은가 봐 아~ 너희들이 온 날부터 향기를 뿜어 주니 신기해서~ 꽃은 나보다도 너희들이 더 반가운 가 봐!! 온 식구에게 웃음이라는 행운을 안겨주었으니 진정 행운목이구나 만개가 아닌 반개한 꽃 향이 더 짙다고 했는데 행운목은 낮에는 꽃잎을 다물고 향을 되새김해 보라는 몸짓으로 늦은 오후부터 꽃잎을 열어 향기를 뿜어주니 더욱 향기롭다 ..

꽃과 나무 2024.02.12

멀구슬나무

11월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가을의 마지막 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외출을 했다 매서운 바람이 불었지만 일을 마치고 아들이 사준 두툼한 패딩점퍼를 입고 은행 건너편 이면 도로를 걸었다 15분의 여유가 있었으니 문득 내가 만나고 싶은 나무를 보려면 빠른 걸음으로 다녀오면 될 것 같았다. 푸른빛 하늘의 팽팽함은 겨울 기운이 가득했지만 하얀 구름이 부드럽게 풀어주니 새들은 지절거리며 나무 위를 맴돌고 있다 찬 기운이 가득한 계절 하늘의 구름과 지상에서 하늘을 향한 나무의 자태가 참으로 곱다 멀구슬나무다 우리나라 남쪽지방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멀구슬나무는 아열대지역이나 열대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추운지방이 아닌 곳에서 자라기에 북쪽한계선이 있는 나무다. 내가 이 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

꽃과 나무 2023.12.01

가을 소리 가득한 뒷산의 꽃 친구들

달의 둥근 모습은 어느새 많이 기울어 있다 꽉차게 받아든 소원들을 하나씩 이루어주면서 제 몸이 점점 가벼워 지겠지... 내 소원은 무엇이었지? 추석명절에 온 친척들이 다 함께 모여 함박웃음을 지으며 놀았나 보다. 줄기를 꺾으면 잠시 후 검은색 즙이 나오기 때문에 묵연초(墨烟草), 묵채(墨菜), 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꽃과 나무 202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