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베란다에 서서 앞산을 바라보니 앞산의 나무들도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곱게 물들고 있었다.동쪽에서 뜨는 햇빛에 부분적으로 더욱 밝은 단풍이다.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틈새에 자꾸 쳐다보는 앞산 가을, 시간이 지날수록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가을 햇살은 속속들이 지상으로 파고들고 있다.햇살이 고우니 바람결도 고울 거라고 나를 불러내는 가을빛이다.할 일 마치고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자고 작정하며 슬그머니 밖으로 나온다. 들녘의 풍경은 점점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사르르 달려드는 기분 좋은 바람결에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가슴의 아릿함은내 마음속 깊이 자리한 감성까지 곱게 물들이며 무언가 모를 힘으로 나를 이끈다. 가을 색이 짙어간다고 함은어쩌면 모든 것들의 차림새가 조금은 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