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부터 강풍 주의 안전문자가 들어오더니만
아침에 일어나 어둑한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약한 비가 지나간 듯하다
창을 여니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놀랐다.
가을과 겨울이 자리바꿈 하느라 좀 어수선 한가 보다.
서울에 사는 동생이 눈 풍경 사진을 보내왔다. 아, 진정 겨울이구나~~
이상기온이라며 이래저래 많이들 걱정하는데
계절이 맞게 찾아와 준 것이 한편 고맙기도 하다.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로 다가간 순간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어제저녁 일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느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집 근처 예식장 주차장을 이용했다.
그곳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서너 그루가 아주 우람하게 자라고 있으니
계절 따라 참 보기 좋은 풍경을 보여주곤 한다.
그런데 지난 밤새 강풍에 바늘 같은 잎이 떨어지면서
내 차 와이퍼 밑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넓은 잎들이야 차 위에서 그냥 날아가겠지만
비에 젖은 작은 바늘 잎은
차 내부로 스며들 것 같은 걱정이 앞서 자동세차장으로 갔다.
세차장 주인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낙엽부터 고압 세척기로 모두 날린 후 세차기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물론 낙엽들이 세차기 안으로 들어간다면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에 꼼꼼히 해 주신 거겠지만
오늘따라 세차기가 고맙게 느껴진다.
세차기 안에서의 3~4분, 짧은 시간이지만 울 어머니 생각이 난다.
조수석에 앉은 어머니와 함께 세차장에 들어온 적이 있는데
울 어머니는 작동하는 기계가 차에 부딪힐 것 같다며 연신 안절부절못하셨던 것이다..
이제는 아니 계시는 울 어머니가 그립다.
이 계절이 가고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듯
우리 인생도 그렇게 가고 오고 그러는 거겠지!~
침엽수는 가을에 물들지 않는 나무지만
침엽수인 낙우송과 메타세쿼이아는 여느 침엽수와 달리
가을이면 붉게 단풍 들고 단풍 든 잎을 떨어트리는 낙엽침엽수다.
느리게 오던 우리 동네 메타세쿼이아 나무 단풍은 뒤늦게 어제오늘 유난히 붉다.
지난밤 강풍에 떨어진 바늘잎이 어수선하다.
나무 끝에 지어진 새집은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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