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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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꽃 -가재발선인장-

우리 집 가재발선인장이 꽃눈을 마구 올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척이 없어 올 해는 꽃을 안 피우려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지내는데 며칠 사이로 이렇게 꽃눈을 올리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무렵에 핀다고 하여 크리스마스꽃이라 하고요 잎을 보고 가재발선인장이라고 한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제 때에, 제 몫을 하고 있는 선인장이 기특합니다. 새해를 맞을 즈음에는 환하게 피겠지요? 우리 블친님 모두 즐거운 성탄절 되시기 바랍니다!! 2020년도에 핀 꽃은 이처럼 잎도 싱싱하고 깨끗하게 피었는데 올 해는 이상하게 잎도 거칠어지고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늦게 꽃눈을 올리고 있어 화분을 안개처리 했는데 내 돌봄이 많이 부족하였나 보다고 이제야 영양제도 주면서 챙겨보는 마음..

사진 2023.12.22

눈 내리는 날

눈이 끊임없이 내린다. 새벽 6시 무렵에 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그쳐 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제설작업을 하면 출근길에 문제는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종종거리며 아침 스케줄을 소화하다 어느 때쯤 다시 창밖을 바라보니 아니! 또 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게 아닌가! 연이어 날아드는 안전안내 문자를 보며 오늘은 걸어서 출근하기로 하고 만반의 준비물을 챙겼다. 핸드백 대신 백팩에 소지품을 옮겼다. 기모 레깅스를, 두터운 털장갑을, 마스크, 목이 있는 부츠에, 우산을 챙겼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집 밖으로 나오니 애꿎은 경비아저씨들만 고생하신다. 아무리 염화칼슘을 뿌려도 우리 아파트 입구 오르막에서는 차들이 계속 헛바퀴를 돌리며 서너 대가 엉켜 있다. 걷기로 작정한 것은 정말 ..

단상(短想) 2023.12.21

도초도

지난 일요일(12월 10일) 신안 도초도에 다녀왔다. 12월이면 습관적으로 한 번씩 나들이하면서 기념일을 챙기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별 흥이 나지 않았고 남편도 아무런 말이 없기에 그냥 지나가려나 했는데 토요일에 불쑥 말하는 것이다 어디 다녀오면 좋겠느냐며 내 의향을 묻는데 어물쩡거리며 대답을 못하니 불쑥 도초도 다녀오자고 한다. 2016년에 비금도와 도초도를 둘러볼 요량으로 다녀왔지만 비금도 산행으로 시간을 허비하느라 도초도는 다리만 건너갔다 왔기 때문이다. 비금도 가산 선착장에서 내려 곧장 서남문대교를 건너 도초도로 들어갔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금세 그치며 흐린 날씨를 보여준다. 그새 관광지로 거듭난 도초도였다.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특별하게 차려 놓았던 잔치상은 모두 거두어진 썰렁한..

12월의 묵상(默想)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벌써 중순이 지났다. 정말 화살과 같은 속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으니 무언가 모를 아쉬움이 자꾸만 스멀스멀 차오른다. 인디언들은 12월을 침묵하는 달, 무소유의 달, 이라고 한다는데 진정 아무 말 없이, 무엇을 챙기려 하지 않고 조용히 12월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게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이맘때가 되면 교수들이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며 우리 사회상을 빗대어 뽑는 사자성어가 꼭 선정되곤 하는데 나는 은근히 어떠한 뜻의 사자성어가 선정될지 기대해 보곤 한다.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가 추천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뽑았다고 한다. '이로움을 쫓느라 의로움을 잊은 한 해' 라는 뜻이라고!! 내 개인적 생각은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일반..

단상(短想) 2023.12.12

다가온 매 순간을 최선으로 살아갈 뿐인데~~

은행잎 우리 아파트 은행나무들도 드디어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다. 올 가을 제대로 단풍 구경을 나서지 못하고 있으면서 그냥 푸르딩딩한 잎으로 가을을 나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야속타 여겼는데 며칠 추위가 닥쳐오더니 추위에 대비하느라 이렇게 고운 빛으로 단장하고 가을 정취를 보여주고 있었다. 일요일 한낮의 햇살이 좋은 날, 길목 한 귀퉁이에 들어서서 혼자 환호성을 지르는 나를 은행나무는 바라보았겠지~ 은행잎 몇 잎을 주워와 컴 책상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본다. 잎 끝이 갈라져 있으니 언뜻 하트 모양을 연상케 한다. 쉽게 두 갈래로 나누어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하나의 잎으로 존재한다. 60대의 괴테가 젊고 아리따운 마리아네를 연인으로 만났는데 그 매개체가 은행잎이었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읽었었다. 어쩌면 지구상..

단상(短想) 2023.12.05

멀구슬나무

11월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가을의 마지막 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점심시간에 외출을 했다 매서운 바람이 불었지만 일을 마치고 아들이 사준 두툼한 패딩점퍼를 입고 은행 건너편 이면 도로를 걸었다 15분의 여유가 있었으니 문득 내가 만나고 싶은 나무를 보려면 빠른 걸음으로 다녀오면 될 것 같았다. 푸른빛 하늘의 팽팽함은 겨울 기운이 가득했지만 하얀 구름이 부드럽게 풀어주니 새들은 지절거리며 나무 위를 맴돌고 있다 찬 기운이 가득한 계절 하늘의 구름과 지상에서 하늘을 향한 나무의 자태가 참으로 곱다 멀구슬나무다 우리나라 남쪽지방과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멀구슬나무는 아열대지역이나 열대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로 추운지방이 아닌 곳에서 자라기에 북쪽한계선이 있는 나무다. 내가 이 나무를 처음 만난 곳은 ..

꽃과 나무 2023.12.01

아침 그리고 저녁

날마다 지나는 길에서 뜻밖의 모습을 만날 때가 있다. 만나는 그 순간의 감정으로 작품성 없는 사진을 찍곤 했다. 그 사진을 바라보며 그 사물에 내 생각을 주입하여 말을 걸기도 하고 또 다른 그 무엇과 연계하여 바라보면 사물들은 다정한 말로 내 친구가 되어주곤 하는 것이다. 토요일 늦은 오전, 참으로 오랜만에 오른 뒷산에서 난 그렇게 느닷없는 풍경을 만났고 그 풍경은 요즈음의 내 마음을 안다는 듯 조금은 슬픈 모습으로 다가왔다. 우리 뒷산 한 곳에 마치 분화구처럼 깊은 웅덩이가 제법 넓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커다란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오동나무는 해마다 변함없이 봄이면 고개를 쳐들고 바라보아야 할 높은 가지에 꽃을 피워 울 어머니가 즐겨 사용하시던 분 냄새의 향기로 내 그리움을 자극..

단상(短想) 2023.11.25

단풍 없는 가을 주왕산

11월 9일 월례 산악회 등산일이다 친구가 꼭 가자고 하면서 신청을 했기에 함께 다녀왔다 일 년 12번의 산행 중 겨우 4번째 참석인데 3번 미만 참석 시 탈락되는 위기에서 겨우 면 했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이니 이곳에서 먼 거리라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4시간여 달려 도착한 주왕산은 예전 2014년에 올랐던 산이었다. 오늘은 2팀으로 나뉘어 1팀은 주봉에 올라 폭포를 돌아오는 팀이고 2팀은 산행이 어려운 사람들의 팀으로 폭포까지만 왕복하는 경우다 나는 1팀에 합류하고 친구 둘은 2팀에 합류했다. 주왕산은 726m의 높이인데 예전에 다녀올 때는 힘 하나 안 들이고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엄청 힘들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오르는 길 대부분을 데크로 만들어 놓은 가파른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변명이고,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