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2024/06 7

숲 속 학교에 귀 기울이다.

일요일 무심코 티브이 리모컨을 누르니 시원한 바닷가에 새들이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아마도 케이블 방송인 듯 낯선 채널이었다. 별 마음 없이 화면을 주시하노라니 새의 행동을 잘 지켜보라는 진행자의 멘트가 호기심을 자각한다. 새의 발 옆에는 관광객이 던져준 빵 조각이 있었다. 그 새는 빵을 한참을 주시하더니 부리로 두 조각을 내었다. 그중 하나를 부리로 집기에 먹으려는 줄 알았는데 바로 물속에 텀벙 빠트리는 것이다. 왜이지? 하고 바라보다 나는 그만 탄성을 질렀다. 그 빵 조각을 먹기 위해 달려드는 작은 물고기 떼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순간 새는 부리나케 물고기 한 마리를 집어 올리는 것이었다. 새는 빵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더 좋은 먹잇감을 구하고 있었다. 참으로 영리한 그들이 아닌가. 나에게 필요한 ..

내맘의 글방 2024.06.27

6월의 초저녁과 아침 풍경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산책 시간은 나에게 산소 같은 시간이다여기저기, 이것저것을 바라보며 걷는데호수 위로 붉은빛 노을이 감돌고 있다.눈을 들어보니 아니! 서쪽 산 너머 끝으로 넘어가는 노을의 붉은빛에산, 구름, 호수의 물이 서로 어우러져 빚어내는 장엄한 빛에 유장한 기운이 가득하다.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한순간 자연이 연출하는 장엄함의 극치를호수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듯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데칼코마니 정취로 담아내고 있었다. 점점 빛을 잃어가며산 너머로 넘어가려는 저 황홀한 빛의 여운 속에 차츰 어둠이 내려 쌓이고 있다.그 무언가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있을 법한데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것이다.내 맘 깊숙이 깊숙이 감추어둔차마 꺼내 보지 못한 엉뚱한 꿈과 소망들에 저 빛을 쬐고 싶다.부질없이 부여..

사진 2024.06.26

개망초 있는 풍경

늘 같은 길을 오가는 일상에서 가끔 한 번씩 벗어나고픈 때가 있다.그렇게 무작정 달리다 허름한 빈터에 가득 피어있는 개망초를 보는 순간!어쩜 그래 맞아~~늘 함께하여 귀함을 모른 체 지나치던 풍경이 마음에 와닿는다.. 소소한 꽃들이 있었기에 큰 풍경을 이룰 수 있다는 이치!나에게 스며있던 누추한 소소함이 없었다면오늘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란 생각이니어찌나 다감한 마음이 되던지!!  마을 들판의 모내기 끝난 논에물이 가득 고여 있을 즈음이면긴 논두렁에 개망초가 피어있었다.  왕성한 번식력으로논농사 밭농사를 개가 짓밟은 것처럼 망친다 하여 얻은 이름이지만정갈하게 모내기한 논에는 차마 발 들여놓지 못하고움직임 없는 말간 논물에 비친제 모습을 멀거니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모를 키워야 하는 햇살도개망초의 마..

단상(短想) 2024.06.20

일요일 한낮에 뒷산에 오르다.

버들마편초는 브라질마편초에 비해 꽃부리가 홍자색이고 통부의 길이가 꽃받침보다 2~3배 더 길다고 하니이 꽃은 버들마편초겠구나~~    들에서 일하다 무언가에 다치거나 찔려서 피가 날 경우이 풀을 으깨어 붙이면 피를 멎게 한다고 하여 피막이풀이다.그런데 꽃 보기가 여간 어려운 꽃이 아닌데오늘 짠!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무리 더워도 숲 속에 들어서면오솔길에 내려진 나뭇잎 그늘이 있어 더운 줄 모르고 그냥 마음이 편해진다.우리의 동요도 있잖은가. 가사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소나무 떡갈나무 새파란 잎이 산을 산을 덮었어요 나뭇잎 그늘맵새 숲새 포르르 짹째글 쪼롱 짹째글 쪼롱 여름산 시원해요 나뭇잎 그늘♬흥얼거리며 걷는다   내 걸음 따라 움직이며 노래하듯 검은등뻐꾸기가 계속 노래한다. 소리 ..

사진 2024.06.16

6월... 혼돈의 달

6월 12일 아침, 출근을 위해 화장대 앞에 앉아 감은 머리 손질을 마무리할 즈음갑자기 드르릉하는, 어느 먼 곳에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나는가 싶더니아니!! 갑자기 아파트가 흔들리는 게 아닌가?직감적으로 지진? 인 것 같아 얼른 드라이기 스위치를 끄고놀란 가슴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시간이 한 5초쯤 지났을까?긴급재난문자가 들어오기 시작한다.역시나 가까운 부안 내륙에서 지진이 있었단다. 아파트 내 방송도 재빨리 주의사항을 방송한다.한바탕 소동이 지난 후,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작은 아들이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일이 며칠 남지 않았기에새 아파트는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요즈음 아들 이사에 이것저것 챙겨주고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아마도 신혼집이 될 것 같으니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어제..

단상(短想) 2024.06.16

남파랑길의 상족암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구석구석 동네마다, 지역마다 조성된 걷기 좋은 길이 참으로 많다. 어디로 갈까 선택을 망설이다 끝내는 아무 곳도 정하지 못하고 그냥 주저앉는 경우도 내게는 허다하다.올해 초, 만경강 답사의 해라고 탁상달력에 버젓이 기록해 놓고도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각 지자체에서 나름대로 둘레길을 조성해 놓고 홍보하기도 하지만 국가에서 지정한 길, 코리아둘레길도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동·서·남해 해안가를 도는  동해안은 해파랑길, 서해안은 서해랑길, 남해안은 남파랑길과 그리고 DMZ 지역을 지나는 평화의 길도 걸으며 한반도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우리 뒷산도 서해랑길에 속하는 길이다. 오늘 내가 찾아가는 상족암은 남파랑길 33코스로 상족암 해안을 지나간다.  상..

마음 한 구석 찜찜했던 일들을...

올해도 어김없이 마늘 한 접 반을 구매했다.올해 마늘 농사가 안 좋다고들 하던데 그래서인지 반 접에 15,000원이란다.다행히 알이 크고 좋았다.시간 잡아 마늘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시간이 마땅치 않으니저녁 식사 후, 산책을 다녀와서늘 밤 9시부터 11시까지 하다 보니 껍질 벗기는 데만 3~4일이 걸린 것 같다.벗겨 놓은 마늘을 씻으며 얇은 비밀 막까지 벗겨내니뽀드득뽀드득 기분 좋은 개운함을 안겨 준다.이제 이 마늘을 갈아 지퍼백에 소분하여 냉동고에 넣어두고 양념으로 아낌없이 사용하면 된다. 토실토실, 말끔한 마늘을 만지다 보니내 치아가 이처럼 말끔하고 윤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왼쪽 아래 어금니가 시큰거리면서단단한 무엇을 씹으면 나도 모르게 아~~ 소리를 낼 정도로 나를 불편하게 하여..

단상(短想)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