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보람줄을 달아놓고 싶다. 아침 세수하다가 느닷없이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단어를 어디서 읽었더라? 사무실에 그 책이 있을 거란 믿음에 확신을 가지고 출근했다. 이것저것 하느라 그새 또 깜박 잊고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후딱 떠오르는 생각에 책들을 찾아보았다. 내가 그 단어(구절?)를 읽었.. 단상(短想) 2014.12.26
애매한 크리스마스 선물 오전 중의 바쁜 일과는 계절날씨를 잊게 하였다. 그 틈을 노렸는지 감기가 친구하자며 내 몸에 들어왔다. 요즈음 몸이 시원찮아 조심한다 했는데 방심한 틈을 노리고 있었나 보다. 콧물이 줄줄 흐르니 화장지가 술술 풀린다. 내 코는 어느새 루돌프 사슴코가 되었으니 오늘이 크리스마스.. 단상(短想) 2014.12.24
어수리 ▲ 어수리 흰 눈송이들이 하염없이 내리던 요 며칠 눈송이들이 자꾸만 흰 꽃잎처럼 보였다 나무 위에 사뿐히 내려앉아 무리를 이루어 꽃을 만들어내는 힘, 군중의 힘이었다. 땅위에 떨어지지 않고 녹아내리는 눈꽃을 바라보며 깊은 산중에서 만난 꽃의 환영을 쫒는다. 지난 8월 지리.. 단상(短想) 2014.12.23
하얀 눈 속에 동자꽃이 숨었다. ▲ 동자꽃 어머니께서 자주 가시는 절에서 만든 달력을 보내주셨다. 탁상용 달력에는 온통 귀여운 동자승들의 천진함이 묻은 사진들로 채워졌다. 동자승을 보면 동자꽃이 생각난다. 더욱이 요즈음처럼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칠하며 세상의 길을 보이지 않게 덮어버리는 날에는 눈 .. 단상(短想) 2014.12.19
마음의 멍울처럼 ▲ 사진 / 지역신문에서 신문속의 사진을 바라보는 순간 화가가 그린 그림인 줄 알았다. 난해한 그림의 설명을 읽었는데 그만 정신이 바짝 들며 내 눈을 의심했다. 이는 아픔의 사실화였다. 배추 값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한 밭에 눈이 내려 감싸주었다. 땀으로 이룩한 아까운 것들을 눈물.. 단상(短想) 2014.12.16
窓을 통하여~ 12월이 조금씩 야위어가는 요즈음 , 내 할 일들은 자꾸 몸피를 부풀려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 부분에서 매듭을 짓고 새로 시작하는 결미가 없다면 참으로 지루한 삶의 여정일 것이다. 일찍이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한 선구자들은 하루를 나누고, 달을 나누고, .. 단상(短想) 2014.12.10
겨울 숲은 나무들의 학교 ▲ 잘 생긴 도토리나무 깊은 잠을 자는데 폰 벨소리가 다급하게 울린다. 얼떨결에 일어나 폰을 열어보니 국민안전처에서 보낸 재난문자였다. 우리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렸으니 눈길, 빙판길, 비닐하우스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내렸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었지만 자.. 단상(短想) 2014.12.05
안개는 스스로 묻혔다. 아침안개 안개가 자욱하다 온 세상의 모든 것을 덮어 버렸다. 햇님도 이겨내지 못하는 안개는 하얀 도화지가 되어 온 세상을 새롭게 그리려한다. 내 눈은 저기 저 자리의 덮이기 전의 그림들을 찾아 나섰고 어슴푸레 보이는 모습들에 안도한다. 덮었다하여 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단상(短想) 201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