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438

바람이 남겨준 상념

엊저녁부터 강풍 주의 안전문자가 들어오더니만아침에 일어나 어둑한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약한 비가 지나간 듯하다창을 여니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놀랐다.가을과 겨울이 자리바꿈 하느라 좀 어수선 한가 보다.서울에 사는 동생이 눈 풍경 사진을 보내왔다. 아, 진정 겨울이구나~~ 이상기온이라며 이래저래 많이들 걱정하는데계절이 맞게 찾아와 준 것이 한편 고맙기도 하다.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로 다가간 순간 나는 또 한 번 놀랐다.어제저녁 일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오느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집 근처 예식장 주차장을 이용했다.그곳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서너 그루가 아주 우람하게 자라고 있으니 계절 따라 참 보기 좋은 풍경을 보여주곤 한다.그런데 지난 밤새 강풍에 바늘 같은 잎이 떨어지면서내 차 와이퍼 밑에 ..

단상(短想) 2024.11.27

귀한 우리의 미술품 책거리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를 보았다.세계적으로 고가품을 소장한 사람이 예술품들을 경매에 선 보였는데경매품 중 우리의 조선 시대 궁중 화가 이택균 (1808~1883 이후?)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책거리 10폭 병풍이 소개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으로 그림을 자세히 보노라니 경매에 나온 책거리는 책장에 각종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을 세밀하게 그려 넣은 10폭 병풍이다. 추정 가는 1만5000~2만5000달러(약 2100만~3500만 원). 크리스티는 “에르테군이 소장했던 유일한 한국 고미술품으로 그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있던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작품 속 그림에 나오는 소품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노라니우리 조상님들의 풍류가 이렇게 멋지고 고급스러웠다니! 감동이다.이 그림에 나오는 책들..

단상(短想) 2024.11.26

가을 들판에서 눈으로 듣는 음악

일요일 하루를 정신없이 보낸 듯싶다.마음 조금만 돌리면 지천의 가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을 바쁘다는 핑계로 그만 나의 틀에 갇혀 지낸 듯싶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시간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지우개라 했던가. 어딘가에 더딘 걸음을 쉬고 있는 가을 끝자락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으니달력상 가을은 아직 다 지워지지 않고 일주일여 남아 있음이 다행스럽다.  오늘 아침 하늘길은 꾸무럭하다.회색빛 구름도 차마 하늘은 다 가리기 미안했던지 제 몸만큼만 드리우고 있다.마치 가을이 펼치는 공연장을 꾸며주는 커튼처럼 안정감이 느껴지며자꾸 내 눈길을 끌어간다.  하늘 아래눈 안으로 들어오는 가을 들녘의 텅 빈 논들은 가슴으로 읽어 감성이 되어주는 풍경으로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정감이 가득 차 있다. 너른 들녘에 ..

단상(短想) 2024.11.25

내가 아끼는 의자는...

조금 이른 아침그동안 모아둔 분리수거 쓰레기를 가지고 쓰레기 분리 장소로 내려가다가나는 아! 하면서 탄성을 질렀다.단풍나무를 비롯한 여타의 나무들이 잎을 곱게 물들이고마치 쓰레기장을 호위하듯 서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 부지런한 가을 햇살은 짧게 남은 가을날의 임무를 다하려는 듯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쓰레기장을 가만가만 어루만지며 말끔하게 해 놓았구나!! 우리 집은 동남향이다아침 일찍 집안에 드는 해는 종일 반간접적으로 햇빛을 집안에 들여주며 지나가는데우리 집과 동일선상에 나란히 놓여있는 분리 쓰레기장도, 나무들도그처럼 맑은 아침햇살을 받고 있었다.오늘따라 쓰레기장이 참 정갈하다.   나에게는 쓰레기장에서 득템한 일이 하나 있다.그러니까 3년 전 일이다.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서 가..

단상(短想) 2024.11.24

한 끗 차이

아침에 자동차 시동을 거니띵! 하면서 주유 권장 안내문이 뜬다.남은 주유량 주행거리를 보니 90km다.90km나 남았는데 친절도 하지~~ 하며 주유소에 들를까 말까 망설였다.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항상 주유를 넉넉하게 하고 다니기에이왕이면 주유하는 게 낫다 싶어 주유소로 향했다.  우리 아파트 건너편 큰 도로변에 주유소가 있는데부지도 넓고 6개의 주유대가 있으니 차들의 움직임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세차장도 아주 깔끔하게 잘 운영하고 있어서인지 손님들도 많다.주유소에 도착했는데 차들이 많았다. 휘발유 값이 리터 당 1,586원이다. 내 차는 운전석 쪽이 아닌 조수석 쪽에 주유구가 있어대부분 차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입을 해야 한다.차들이 없으면 한번 돌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오늘은 주유 중 차와 대기하는 ..

단상(短想) 2024.11.23

내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우체국에 가게 되면 주차공간이 난감하다.하여 우체국에 자주 가는 나는 아예 멀리 주차하고 걸어가든가아니면 우체국 옆 人道에 살짝 걸쳐 주차하고 얼른 일을 보고 나온다. 우체국에서도 최대한 안내를 해 주곤 하는 인도에는빛바랜 하늘색과 회색 두 가지 색깔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곳이다. 20일 전쯤 되었을까? 그날은내가 올해 담은 고추장을 언니와 동생들에게 보내려고 준비한 날이다.다른 때 같으면 어머니 집에 가져다 놓으면한 번씩 어머니 뵈러 내려와서 가져가곤 하기에나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는데 이제 어머니 집이 없으니각자에게 보내주려는 내 마음이었다.작년에 보내준 고추장을 모두 다 먹었다고 하면서 은근히 좋아하니나 역시도 기분 좋은 마음이었다 단단히 여민 박스가 3개나 되어 나는 우체국에 조금이나마 가깝게 인도에..

단상(短想) 2024.11.22

주방 작은 창은 화가다!

우리 주방의 작은 창을 나는 참으로 좋아한다.주방 일 하는 중간중간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곤 한다.  요즈음 산에 인접한 우리 아파트 주위 가을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앞뒤 베란다로 왔다 갔다 하면서 풍경 놀이를 하지만아무래도 주방에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주방의 작은 창으로 뒷산을 바라보는 재미가 정말 좋다. 작은 창은 액자가 되어 사계절 내내 풍경화를 그려내곤 하니이 세상 제일의 화가가 아닐까.창은 그림을 소유하지 않았지만자연을 끌어와 그림으로 감상하는 차경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닫힌 듯싶은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작은 창에 대한 애정은 아마도 한옥의 아름다움에서 비롯되었다는 나만의 믿음이다.한옥 창의 우수성을 새삼 느낀 것은 안동의 병산서원에서다.배롱나..

단상(短想) 2024.11.21

이제는 사라져 가는 그리움

요즈음 사무실 일이 조금 바쁘다.정신없이 집중하다 퇴근 시간에 밖으로 나오면절로 깊은 호흡에 머리에서 발 끝까지 상쾌함을 느낀다.  거리 풍경, 스치는 나무 모습 등을 바라보며 앞차 꽁무니를 따라 달리다산자락을 끼고도는 우리 동네 가는 길로 들어섰다. 더 기분 좋은 길이다. 그러다 문득 감나무가 보인다. 아니 여태 왜 내가 감나무를 못 보았지?어느 집 마당 가의 나무인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울타리 없는 마당 가였다.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감은 아직도 많이 달려 있다.이 생각 저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감나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는 없을 것이다.감꽃도, 감나무잎도, 감도 내 유년 시절의 추억들을 눈에 삼삼하게 떠오르게 하는우리의 풍경이면서 동감할 수 있는 정서를 지닌 감나..

단상(短想)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