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무균실 첫날~~ 3중 문을 통과하여 들어선 병실인데도 또다시 두터운 비닐로 가린 침상이 내가 머물곳이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고독감에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환자복도 꽁꽁 포장되어 있다 식사도 웬 포장지에 싸여 나오고 우유도 호일에 꼭꼭 싸매있으니 살기위해 찾아든 이곳의 모.. 단상(短想) 2015.11.17
이심 전심 오늘은 수능시험일이며 내가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다. 의미 있는 날에 우연찮게 경사로움이 겹쳐지는 일이 많으니 기분이 좋다. 인도를 여행하셨던 좋은세상님께서 엽서를 보내셨는데 맞춤 맞게도 어제 도착했다. 하루만 늦었어도 내가 직접 받을 수 없었을 것인데. 그 우연의 일치가 정.. 단상(短想) 2015.11.12
마음의 우표를 붙여서 가을비 촉촉이 내리는 날 아침 비에 젖은 느티나무 잎이 무성한 길을 차마 지나치지 못했어요. 낙엽 따라 가고픈 마음을 이룰 수 있을지 몰라 엽서를 띄워봅니다. 우표는 세상에 오직 하나~ 제 마음을 붙였네요. 잔잔한 빗줄기에 젖은 느티나무는 향기로, 고운 빛으로 어서 겨울채비 하라 .. 단상(短想) 2015.11.07
조혈모 세포 채집 10월 12일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아침 회진 시 의사가 말해 주었다. 계속 수치가 떨어지다 다시 차고 오르기 시작할 때 조혈모를 채취 한다고 한다. 즉,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새로 생성되는 세포는 깨끗한 세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 면역력을 높이는 촉진제를 맞으며 .. 단상(短想) 2015.10.22
고용량항암을 하다 10월 5일, 오전 7시 50분 병원도착 입원수속, 채혈, 채뇨, 심전도, 영상사진 찍기 등의 검사 절차를 밞았다. 이는 항암하기 전, 몸에 이상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위한 순서다 만일 혈액수치가 낮은 경우나 또 다른 이상 징후가 있을 시는 항암을 중단한다. 검사를 모두 마친 후, 병실에 .. 단상(短想) 2015.10.12
조혈모 이식을 하기 위해 추석명절을 지나고 황급히 달아나는 더위 기운 끝에 서늘한 바람이 밀고 들어온다. 가을의 한 중간인 시월이 그렇게 시작되었는데 나는 내 몸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느라 그 좋은 기운을 놓치며 지나가고 있다 지난 4월, 림프종이라는 병을 진단받고 6차례 항암을 거치며 6개월이라는 긴 .. 단상(短想) 2015.10.12
마음을 걸어 두는 일...... ▲ 내 앞에 떨어진 밤 밤송이까지 찍었으면 좋았을 걸... 급히 열어 보고싶은 마음에.... 명절 의식을 치루고 난 후 밀려오는 한가함 속에는 언제나 쓸쓸함이 가득했다. 올 해도 매 한가지였지만 또 다른 하나가 더 버무려진 쓸쓸함은 허허롭기까지 하다. 추석 날 오후, 살금살금 뒷산을 올.. 단상(短想) 2015.09.28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자욱했던 아침안개를 햇살은 한낮에도 미처 거두어내지 못했는지 흐릿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점심시간에 금강하구둑이 바라보이는 오성산에 올랐다. 들판 위의 구름은 들구름 일까. 구름들의 한가로움은 이제 제 할 일 없다는 듯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간다. 높디나 높은 곳에서 자.. 단상(短想) 201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