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의 살구빛 추억 소백산 자락길에서 내려와 점심을 해결하고자 식당을 찾았지만 마땅치가 않았다. 겨우 한 곳, 국수종류만을 파는 곳이 있었다. 실내가 아닌 건물 옆에 몇 개의 탁자와 파라솔을 받쳐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꽤나 괜찮은 분위기였다. 마치 한여름 논밭두렁에 앉아 새참을 먹는 기.. 단상(短想) 2016.06.21
약식(藥食)을 만들며 요즈음 사극을 재방송으로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티비를 거의 보지 않고 살아왔는데 병원생활을 자주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기 위해 아들이 다운받아 놓았던 것들을 양파, 마늘의 껍질을 벗기며 보게 된 것이다. 며칠 전까지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편을 보.. 단상(短想) 2016.06.14
풀줄기위의 참새 참새는 뽀리뱅이 줄기위에서 소리쟁이 열매를 쪼고 있었다. 참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풀줄기위에 앉아 먹이를 쪼고 있다. 어머나! 어찌 저리도 가느다란 줄기위에 앉아 있을까 몇 배나 더 무거운 몸일 텐데… 놀란 마음으로 가만히 주시하는데 참새는 그 비밀을 들킬까 얼른 날아가 버린.. 단상(短想) 2016.06.03
애기똥풀 바람 섞어 치는 빗줄기에 젖어드는 오월의 차분함으로 싱그러운 마음 한줄기 훑어 내리는데 빗물에 녹아 마냥 흘러내릴 듯싶은 샛노랑 애기똥풀 꽃이 초록 빗속에 가냘프다. 기저귀를 대야에 담그고 한쪽 귀를 잡아 찰랑찰랑 흔들면 우리 아기의 노랑 꽃잎이 떨어져 나오곤 했었지 그냥 .. 단상(短想) 2016.05.03
곡우에 녹아 내리는 연둣빛 상념 봄꽃이 파르르 지더니 연초록이 얼른 바통을 받으며 봄의 행진을 시작한다. 저 연한 연초록은 얼마만큼 달려가다 초록에 바통을 넘길까 너무 고와 늘 함께 있고 싶은 것들은 그리움 한 조각 남겨두고 빠르게 사라져 가는 것인가 풍년을 약속하는 곡우 절기에 잔잔히 내리는 비를 맞는 나.. 단상(短想) 2016.04.22
탱자나무는..... 산책길에 만나는 풍경 하나마다에도 마음을 쏟는 요즈음이다. 예전과 같지 않은 체력으로 오직 선택해야하는 하나의 길이나마 주어졌음이 정말 감사한 일이기에, 그렇게 내 마음의 의미를 담아가며 걷는 시간이다. 오늘도 그렇게 뽕나무와 탱자나무와 황매화가 어우러진 곳을 지나다 문.. 단상(短想) 2016.04.20
藝人들, ‘끼’를 불사르다 요즈음 급한 마음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그렇게 신호등 불빛에 순응했다. 한 번만 더 밟으면 지나갈 수 있었지만 느긋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덕분에 맨 앞줄에 서게 된 아침 시간~~ 문득 들어온 풍경에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어쩜! 밤새 저토록 꽃을 피웠을까. 늘 다니는 길.. 단상(短想) 2016.04.08
연둣빛에 물들다 봄비가 내리는 날 잔잔한 새순들이 세상구경을 나와서는 그 여린 빛을 시샘하는 미세한 바람 한줄기에 제 몸을 섞어버립니다. 이길 수 없으면 서로에게 스며들어 일체감을 이루는 일이 승리의 길이라고… 작디작은 연둣빛 잎이 새살거리며 알려주네요. 화려한 꽃을 보는 일도 즐겁지만 .. 단상(短想)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