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조혈모 세포 채집

물소리~~^ 2015. 10. 22. 14:24

 

 

 

 

10월 12일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아침 회진 시 의사가 말해 주었다.

계속 수치가 떨어지다 다시 차고 오르기 시작할 때 조혈모를 채취 한다고 한다.

즉,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새로 생성되는 세포는 깨끗한 세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 면역력을 높이는 촉진제를 맞으며

혈액검사를 하는 과정을 매일 되풀이 하고 있었다.

 

저녁 늦게 항암을 위해 삽입했던 관, 케모포트를 제거하고

조혈모를 채취하기 위한 관, 펌 캣(perm cath)을 삽입했다.

부분 마취를 했지만 엄청 아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10월 13일

지난 밤 시술한 펌 캣 삽입에 따른 통증으로 잠을 설쳤다.

일찍 일어나 복도를 따라 걷기운동을 하고

아침 식사 후, 어제와 동일한 촉진제를 맞았다.

 

10월 14일

이상하게 나에게는 반창고 알레르기가 있다.

펌 캣 삽입 후,

소독 등 처치 후 붙인 반창고 부위가 엄청 가려워 요즈음 잠을 설치고 있다.

 

10월 17일

드디어 오늘부터 조혈모 채취에 들어갔다.

10월 5일, 6일 이틀, 조혈모채집을 위한 고용량 항암 후 10일 만이다.

이를 위해 날마다 피검사와 촉진제를 맞았다.

지금 내 두 팔은 주사바늘 자국으로 온통 멍들어 얼룩져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항암 후 10여일이 지나면 내 몸의 혈액수치는 최하를 기록한다.

이는 투여된 항암약이 정상세포도 함께 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몸의 복원성은

이 시기를 지나면서 약 기운이 사그라지는 틈을 타

용케도 새로운 세포를 형성해 나가면서 다시금 혈액의 수치를 올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막 새로운 세포를 형성하는 시기부터 조혈모 세포를 채집하는 것이다.

어쨌든 약으로 다스린 후에 생성되는 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세포임에 틀림없다.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를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피를 만드는 줄기세포라는 뜻이다.

이 세포가 증식하여 혈액 내의 적, 백혈구, 혈소판과 각종 면역세포를 만들게 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환자의 현재 체내의 비정상적인(암 유발 요인) 조혈기능을 없애고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주입하여 혈액세포를 만드는 공장을 새롭게 건설하는 과정이란다.

 

난 지난 10월 5, 6일,  이틀에 걸쳐 고용량항암을 하여

그동안 6차까지의 항암 후, 행여 남아 있을지도 모를 비정상적인 조혈기능의 혈액을 없앴고,

계속 촉진제를 맞으며 건강한 조혈모세포가 형성되기 시작한 17일부터 20일 까지

4일 간, 하루 3시간씩 혈액성분분리작업을 통해 조혈모를 채취하였다.

 

 

▲ 조혈모를 채집하기위한 혈액성분분리기

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혈액을 분리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침대 옆, 두 줄기의 호스를 통해 내 혈액이 나가고 들어오고 있다.

 

 

삽입한 펌 캣(정맥중심관)을 통해

내 몸을 빠져나온 혈액이 기계를 한 바퀴 돌면서

알맞은 세포를 분리해 놓고, 내 몸으로 다시 들어가는 과정을

매일 3시간 동안에 8번을 반복 하는 것 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다행하게도 4일 동안의 과정에서 

이식에 필요한 충분한 세포 수를 채취하였다고 알려주니 안도의 한 숨이 절로 나온다.

이 마저 잘 안 되면 10일 이상을 채취하는 과정을 겪기도한다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제 다시 많이 지친 내 몸을 안정시키는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단계인 이식에 들어간단다.

하여 21일에 일단 퇴원을 했다.

 

퇴원 전, 조혈모 채취를 위해 삽입했던 펌 캣을 제거하고

이식하기 전의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갖은 검사를 다 했다.

치아를 점검했고, 심전도 검사, 뇌 얼굴 등의 영상사진을 찍었고

폐 기능을 검사 받았으며 심장초음파검사도 하였다.

검사를 받기위해 병원 곳곳을 찾아 이동하노라니

이식이라는 절차가 이리도 위험부담이 많은 것일까? 그래서

이렇게도 많은 검사를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한 단계씩 거쳐 나가고 있으니 이처럼 마지막 단계까지 다다른 것이리라.

내 언제 혈액성분분리라는 기계를 볼 수 있었던가.

내 몸은 나로 하여금 기이한 것을 많이도 보여주고 있으니 효자가 아니던가!!!

 

다시 보름 여 동안

내 몸의 기운을 채워주어야겠다. 아니 꼭 채워 주어야 한다.

그래야 몸은 나에게

병을 물리친 모습을 보여주는 효자 노릇을 더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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