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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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콘서트에 다녀오다

지난 18일, 19일 이틀 동안 우리 지역 예술의 전당에서 이문세 콘서트가 있었다.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아들은 R석 티켓 2장을 진즉에 예매했고 콘서트 며칠 전에 티켓을 받았다며 건네준다. 아빠와 함께 다녀오라는 것인데 남편은 쓰윽 보더니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더러 누구 좋은 사람과 함께 다녀오란다 할 수 없이 아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친구와 함께 갔다. 코로나로 인하여 근 3년을 예술의전당에 출입하지 못했다. 친구와는 유키구라모토 내한 공연에 함께한 것이 마지막이었나 보다 친구는 좋아하면서도 비싼 티켓에 미안해한다. 약속 시간에 맞춰 전당에 도착하니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의 빈자리 찾느라 한 번을 돌고 마침 전기차충전소 옆에 간신히 차를 댔다. 나중에 공연 도중 이문세씨가 말하기를 1,..

감상문 2022.11.27

사라져 가는 풍경 앞에서

小雪 지난 11월의 요즈음 날씨는 봄인 듯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직은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는 이 시기를 小春이라고도 한다니 그리 틀린 날씨는 아니라고 위안 삼으며 이상 기후를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어트리고 헐벗고 있으니 사람들은 나무들에게 옷을 입혔다. 올해 갑자기 여기저기서 나무에 털옷을 입히더니 급기야 우리 동네 호수변 나무에도 알록달록 털옷을 입혀 놓았다. 자연에 디자인이라니…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인데 오가며 바라보는 나는 저 모습이 나무들에게 좋은 현상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원래는 겨울이 시작되면 나무줄기에 볏짚을 엮어 둘러매어주었다 이는 나무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나무에서 살고 있는 병충해들을 잡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충들도 추운..

단상(短想) 2022.11.25

폐가와 노박덩굴의 만남은…

늘 지나치는 곳이기에 방심하던 길, 아니 에움길을 쓰윽 올라 굽이돌아 내려가는 길이기에 언제나 앞만 주시하던 길, 그럼에도 무언가 모를 정취를 안겨주는 곳이기에 좋아하는 에움길, 일요일 햇살 좋은 한낮 자질구레한 집안일들을 마치고 가을 햇살 가득히 내려앉은 에움길을 따라 걸었다. 걷는다는 느림의 행보에는 눈 해찰이 함께 한다.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데 하늘아래, 폐가 지붕 위를 뒤덮듯 엉켜있는 노박덩굴을 보았다. 매년 내 블로그를 장식하는 폐가 지붕과 노박덩굴은 최고의 멋있는 만남이라는 생각을 한다 폐가는 쓸모없다고 여기었을 제 지붕을 삶의 터 삼아 살아가는 노박덩굴이 고마웠을 것이다 노박덩굴은 이리저리 마구 뻗치는 자신들의 삶의 형태 때문에 다른 나무를 타거나 길가에서 자랐다면 벌써 잘려 나갔..

단상(短想) 2022.11.23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오솔길 위의 낙엽들의 모습은 모두가 제각각이다. 모양은 물론, 색깔도, 찢긴 모습도… 저 나뭇잎들은 모두 스스로 떨어져 내렸을까. 아니면 바람에 자신을 맡겨버렸을까. 아니면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다 끝내는 바람을 원망하며 그렇게 떨어졌을까. 내가 나뭇잎이라면 나는 어떤 몸짓으로 말했을까. 내 발자국 아래서 들리는 바스락 소리가 나뭇잎들의 비명소리 같다.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사진 2022.11.20

하늘아래 가장 아찔한 나바론 하늘길, 추자도

누가 떠미는 것도 아니고, 쫓기는 것도 아닌데 진도항 출발 8시 배를 타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새벽 4시에 진도여객터미널을 향해 출발했다. (11월 12일) 섬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섬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다. 멀고 먼 섬이라고 느끼고 있는 추자도를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배편이 새롭게 취항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0월에 다녀오려고 예약까지 했지만, 선박 사정으로 취소가 되었던 차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는 다시 도전을 한 것이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기로 하니 준비물이 간단했다. 새벽길을 3시간여 달려 7시 20분경에 진도항에 도착. 세월호 사고로 널리 알려진 팽목항 옆에 새롭게 진도항을 건설하고 있었다 새벽 기운마저 묵직하게 느껴지는 장소~ 추자도를 거쳐 제주까지 가는 항로인..

섬을 걷다 만난 돈나무

오늘(11월 12일) 하늘은 흐리다가 개었다 하면서 바람도 함께 머물고 있으니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는데 비록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긴 했지만 내 발걸음을 묶지는 않았다. 추자도 여객선터미널 맞은편 작은 동산의 팔각정이 보인다. 배 시간의 여유가 있어 팔각정으로 올랐다. 추자도에는 곳곳에 팔각정이 있어 쉼터를 제공하고 있으니 나그네의 낯섦을 받아주는 곳 같기도 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 팔각정에 다다르니 아, 사방이 바다다. 팔각정은 하얀 반공탑과 나란히 서서 추자도를 지켜주는 듯싶었다 팔각정을 끼고 한 바퀴 천천히 도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우람한 나무들~ 가까이 다가가니 아! 돈나무였다 해안가에서 잘 자라는 돈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

꽃과 나무 2022.11.14

산책길 하늘의 개기월식

늘 같은 시간, 분명 익히 잘 알고 있는 길을 걷는 산책이라는 명분은 때로는 무한한 새로움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 요즈음의 산책은 어둠이 내린 주위의 풍경이 청각적, 시각적으로 다른 그 무엇으로 늘 나와 동행하는 길이기도 하다 다른 그 무엇은 내 생각의 날실과 씨실이 되어 스며든다. 11월 8일은 음력으로 15일 보름이었다. 한 달 중 가장 등근달이 떠오르는 날이니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서인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잦은 날이기도 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수를 따라 걸으려 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이상하게 둥근 보름달이 구름에 가리 운 듯싶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했는데…조금 걸으면 걷히겠지 했지만 달은 더 어두워지면서 제 모습을 자꾸 잃어가고 있다. ..

단상(短想) 2022.11.09

감이 익어가는 풍경

가을날 쓸쓸함의 극치는 11월에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차창으로 스치는 11월 가을 들녘은 모두를 비워낸 공허함이 가득했지만, 보이지 않는 것까지, 모든 것을 나누어준 여유로운 모습의 공허함이기에 언제 보아도 다감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가을 색이 짙어가고 있다는 말은 어쩌면 모든 것들의 차림새가 조금은 초라해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수분을 잃은 나뭇잎들의 부석 거림, 반쯤은 메마른 줄기 끝에 피어있는 작은 들꽃들의 모습, 나무들도 내년을 위해 스스로 자신들의 잎을 메마르게 하고 있으니 이 모든 것들은 가을만이 빚어내는 가을 색인 것이다. 가을 색이 완연한 일요일, 자분자분 집안일과 어제 이어 옷장 정리를 마치고 보니 아이들 생각이 난다. 내가 가서 이것저것 겨울 채비를 챙겨주어야 하는데 일한다는..

단상(短想)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