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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 국보속의 천진스러운 토끼를 만났다.

박물관을 다녀오신 후 포스팅하신 블친(평산)님의 글을 읽는 순간 눈에 번쩍 띄는 국보 한 점을 만났다. 국보 95호인 12세기 고려시대 향로로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된 청자이다 내가 유난히 관심이 깊었던 까닭은 굽다리에 장식되어 있는 토끼 세 마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토끼인데도 귀, 눈, 얼굴, 몸체의 세세한 조각으로 영락없이 살아있는 귀엽고도 천진스러운 토끼 모양새니 우리 조상님들의 솜씨가 얼마나 훌륭했는지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런데 오늘 아침 새해 첫날의 신문 지면에 이 국보가 사진으로 소개되었으니 깜짝 반가웠다. 아마도 토끼해와 관련하여 새삼 토끼에 관한 이야기로 새해를 시작하면서 올 한 해를 재음미해 보고자 한 것 같다는 내 생각이었다. 신문에 올려진 향로 사진을 자세히 바라보니 토끼 세 ..

단상(短想) 2023.01.02

겨울 산의 빨강은...

눈이 내려도 너무 많은 눈이 내렸다. 연 이틀 동안 차량에 쌓인 눈을 쓸어내리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땀이 날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 눈 그친 하늘이 참 맑다. 맑은 하늘 아래 멀리 보이는 에움길이 촉촉이 젖어 있다. 급하게 염화칼슘으로 제설작업을 한 까닭이리라. 완전 무장을 하고 산 초입까지 가 보았지만 쌓인 눈의 두께 때문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에움길을 따라 잠시 걸었다. 하얀 눈을 제 몸에 얹고 있는 나무들이 추워 보인다. 애처로운 모습으로 떠나는 것들이 더없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요즈음의 나무들이 그런 모습이 아닐까. 행여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걷는데 하얀 눈 속의 빨간 열매들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푸른 잎의 사철나무에게 눈덩이를 맡기고 자신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노박덩..

내맘의 글방 2022.12.29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전주공연

지난 주말부터 눈이 오락가락하더니 21일부터 3일째 되는 23일까지 눈이 엄청나게 내렸다. 그치는가 싶으면 다시 내리고 또 해가 반짝 나는가 싶으면 금세 어두워지면서 눈이 내리고 있다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눈발을 보며 내 마음도 아, 괜찮겠구나~ 아니 어쩌나? 하는 두 마음이 널뛰기한다. 23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전주의 한국소리문화 전당 모악당에서 2022년 기획사업의 마지막을 장식할 '사라 장 & 비르투오지'공연이 있으니 한번 가보자는 남편의 제의에 따라 진즉 예매해 놓은 것이다. 날씨가 하도 험하여 속으로는 공연 취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주최 측에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기야 사라 장의 경이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라이브로 생생하게 보기 위해 전국..

감상문 2022.12.25

성탄절과 호랑가시나무

연말연시 이웃사랑 실천의 징표로 양복 깃에 다는 사랑의 열매를 만드는 주인공 호랑가시나무는 '홀리(holly) 나무'라고 불리는데 호랑가시나무는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머리 위에 씌웠던 가시면류관을 만든 나무입니다. 그때부터 예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성탄절의 나무 장식에 호랑가시나무의 잎과 열매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랑과 감사의 계절 호랑가시나무의 열매와 함께 따뜻한 성탄절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

꽃과 나무 2022.12.23

이 나무가 '이나무'

눈이 아주 많이 내린 날의 다음 날인 일요일(18일)은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엄청 추운 날이었다. 12월 들어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남편이 드라이브나 하고 오자고 한다. 하늘은 얼마나 맑은지 맑디나 맑은 파랑의 팽팽함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싶은 얇은 얼음장 같다. ‘winter light'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조수석에 앉아 마음속으로 노래 음률을 따라 해 본다. 하얀 눈으로 덮인 들판의 풍경이 참으로 평화롭다 목적지도 묻지 않고 따라나섰는데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익숙한 길로 달린다. 내소사로 향하는 길이다. 눈을 얹고 있는 나무들이 넘 예쁘다 전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 내 몸은 금방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장갑을 낀 손인데도 너무 시렸다. 사찰에 온 만큼 예의만 간단히 차리..

꽃과 나무 2022.12.21

우리 동네 눈 오는 날

이문세 콘서트에 함께 다녀온 친구가 지난 토요일 점심 함께하자며 전화가 왔었다. 아마도 콘서트에 초대해준 답례의 마음인 것 같았다. 이미 질 좋은 화장품을 선물로 주고서는 또 챙기는 친구~ 한데 그즈음 내 몸이 시원치 않아 다음에 하자고 사양했는데 잊지도 않고 ‘오늘은 괜찮지?’ 하면서 또 전화가 왔다. 12시 30분에 만나기로 하고서 나는 부지런히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하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남편은 아침 일찍 차를 가지고 경기도 평택에 출장 갔기에 좋으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으로 창밖을 힐긋거리며 움직이는데 눈은 어느새 그치고 또 내리고를 반복한다. 목이 또 잠긴다. 얼른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셨다. 옷을 몇 겹으로 껴입고 나서는데 눈이 더 많이 내린다. 눈을 맞으며 걷고 싶기에 차를 멀리 주차해..

사진 2022.12.17

들풀의 지혜를...

엊그제 신문의 문화면에 네덜란드의 한 작가의 설치작품을 전시하는 소개와 함께 그의 작품 한 점을 지면에 실어 설명해주는 기사를 보았다. 그 기사를 읽으며 내 눈을 번뜩 뜨이게 한 내용이 있었으니 지난봄 암스테르담 전역에서 민들레 1만 5000송이를 채취해 자연 건조한 뒤, 갓털 하나하나를 핀셋으로 떼 1만 5000개의 둥근 LED 전구에 다시 붙여낸 설치작품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 중 내 눈을 번뜩 뜨이게 한 것은 ‘갓털’이라는 단어였다. 1980년대 강변가요제 장려상을 받은 ‘민들레 홀씨 되어’라는 노래는 서정적인 선율과 가사의 순수함으로 우리의 사랑을 크게 받으며 유행했던 곡이다. 나 역시도 참 좋아하고 즐겨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노래로 민들레의 씨앗을 홀씨로 바꾸어 버렸고, ..

감상문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