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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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를 바라보며...

5월 15일아버지, 어머니 계신 곳을 우리 형제 모두 모여 다녀왔다.아버님 기일이기도 하지만어머니 가신 후, 처음 맞는 아버님 기일이기에우리는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그렇게 부모님을 만난 뜻깊은 날이었다.  그곳에서 잘 자라고 있는 모과나무를 만났다.나는 모과나무의 수피를 나무 중 으뜸이라 생각한다.모과나무는 꽃이 지면 수피를 절로 벗겨낸다고 하였거늘~ 초록색인 듯싶은데도 안쪽으로 갈색이 스며있는 껍질이 벗겨진 후, 상처처럼 남은 얼룩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윤이 나는 매끈함으로 치장한다. 참으로 예쁘다.  또 한편 매년 이맘때쯤 모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묵은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 나무가 무척이나 가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래도 벗겨내야 한다면 참아야 할 것이라고 미동 없이 묵묵히 제자리 지키고 있..

단상(短想) 2024.05.17

나만의 비밀 정원에서

어제저녁 산책 시간은 비가 내렸다.다행히 바람은 얌전하여 우산을 들고나갔는데비가 내려서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 호젓하니 좋았다.수변의 꽃창포들은 내리는 비에 제 몸을 깨끗이 단장하는 듯 더 고와 보인다.갑자기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이 지저분하니 나도 창포 옆에 앉아 씻어볼까? 우리 아랫집에서 머윗대 한 보따리를 주었다.어딘가에 밭이 있어 머위를 심었더니 잘 자랐다고 한다.그 머윗대 껍질을 벗기느라 내 손끝에 물이 들은 것이다.그 손으로 우산을 꽉 잡고 걸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며 그냥 좋다.깊숙이 내려쓴 우산으로 풍경은 반만 보이고 점점 어두워지는데 어디선가 꽃향기가 스쳐온다 무슨 꽃? 아니 찔레꽃이!!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으면서 내일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하니 뒷산에 올라 보자 했다.밤새 비가 ..

사진 2024.05.12

오스트리아 (5) - 성 슈테판 성당

어제 비 내릴 때 벨베데레 궁전에서 나와 잠시 이 거리를 걸었다.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는데빈의 거리를 링이라는 테두리 안에 넣고 보는 가장 번화가인 곳이기에내일 오전에도 이곳에 들려 성 슈테판 성당을 둘러볼 것이다. 링(Ring)이란 빈의 중심부를 이르는 도로로 반지의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붙여진 이름이다.하니 우리는 이곳 빈(비엔나)에 와서 링을 따라 돌고 있는 관광 일정이었던 것이다.  ************************************************  현지 날짜는 3월 24일오늘은 오전과 오후에 나라가 달라진다.오전에 오스트리아 마지막 일정으로 성 슈테판 성당을 관광하고오후에는 체코로 넘어가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여행 기간 중 가장 늦은 시간, 오전 8시 30분에 버스를 탑승한..

꽃창포가 예쁘게 핀 수변 산책 길을 걸으며

꽃창포가 예쁘게 핀 수변 산책길을 걸으며 한 생각에 골똘히 잠기다.     나는 ‘맛난 만남’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내가 이 말을 배우게 된 것은 한 대학 국문과 정민 교수님의 저서 ‘삶을 바꾼 만남’이라는’ 책의 서문을 읽으면 서다.첫 문장에 나오는 말로 읽는 순간전광석화처럼 내 뇌리를 스쳐 가면서 나를 자석처럼 끌어간 것이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과 그의 제자 황상에 관한 이야기, 아니 학술적으로 파고든 논문에 이르는 내용이라고 나는 감히 말한다.그즈음 다산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그에 관한 또 다른 책도, 소설도 읽으며 지내던 차에 접하게 된 책이었다. 내가 감히 이 두 사람의 귀한 관계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나 있을까내가 지닌 그 무엇에 과연 인용할 수 있을까를 몇 번이나 고심하고 ..

단상(短想) 2024.05.09

오스트리아(4) - 벨베데레궁전

쇤부른궁전에서 나온 우리의 다음 일정은 벨베데레 궁전이다.이동하는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쇤부른궁전에서 사납게 불던 바람에 구름들도 비가 되었나 보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로크양식의 벨베데레 궁전 역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이 궁전은 헝가리 부다왕궁 광장에 서 있던 동상의 주인공,오스만제국을 물리친 유젠왕자의 궁전이라고 한다.유젠 왕자는 루이 14세의 사생아라는 이야기도 떠도는데 프랑스에서 오스트리아로 망명하여 국가를 위한 업적을 많이 남긴 위인이다.  벨베데레 궁전은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두 건물은 프랑스식 정원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으면서 상궁과 하궁으로 구분 짓고 있으니쇤부른 궁전의 형태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이 궁전은 유젠 왕자의 사후에 마리아 테레지아가 매입하여 벨..

오동나무 꽃이 피면

근로자의 날이니 모두의 휴일~나 역시도 덤으로 쉬는 날이지만모처럼 집안일에 열심인 척하며 재래시장을 찾아갔다 모두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주차장이 꽉 찼다.주차할 자리를 못 찾고 빙빙 돌다어느 은행건물의 주차장 자리 하나를 만나간신히 주차하고 문을 열고 내리는데 달콤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고개를 들고 둘레둘레 하는데 어쩜 이 건물과 저 건물 경계선에 오동나무가 꽃을 환하게 피우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부터 찍노라니그리움 한 자락이 출렁이며 밀려온다.우리 어머니 분냄새와 닮은 오동나무 꽃향기라고오동나무 꽃을 만날 때마다 말을 건네주곤 했었다.     ***** 오래전 어버이날 즈음에 ***** 5월이 시작되는 무렵,봄이 끝나는 무렵,보랏빛 오동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꼿꼿이 세운 가지에 피어난..

단상(短想) 2024.05.02

오스트리아(3) - 비엔나 쇤부른 궁전

부타페스트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다음날 일찍 조식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으로 넘어갔다.여행 1일 차에 다녀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서유럽에 가깝지만 수도 빈은 오스트리아 영토 동쪽 끝부분에 있어 동유럽과 더 가깝기도 하고헝가리와 더 가까운 지역이기에 헝가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다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것이다.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국경을 넘는 시간은 역시 4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하니 우리의 일정은 주로 아침 시간에 이동하고그 지역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시간 내에 관람하고, 숙박을 하고다시 아침에 이동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었다다행히 한 나라에서 한 번씩 숙박하곤 했으니 그 나라에 조금 덜 미안한 나만의 마음이었다. 오스트리아 빈과 비엔나는 같은 곳이다가이드 설..

5월을 준비하는 숲에서

엊그제 토요일,안경테를 바꿔야 해서 옛날 사무실 근방으로 갔다.겸사겸사 시력검사도 해 보았는데시력은 별반 변화가 없는데 눈은 월등히 좋아졌다고 한다.무슨 말인지... 난시가 있었는데 전혀 없다나? 지난 시간 중, 독한 약으로 지나치게 손상된 내 신체 각 기관의 일부는 차츰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간단한 일 이어서 금방 교체하고 나오니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공원의 산이 눈에 들어온다.여기까지 왔으니 다녀가자 하며 산 아래 주차장으로 달렸다.차림은 좀 그랬지만 신발은 다행히 편한 것이어서 산길로 들어섰다.아, 이 얼마나 상쾌한 계절의 아름다움인가 조금은 따가운 햇살과 상큼한 바람이 오랜만이라고 나한테 말을 걸어오는 듯싶다.하지만 내 눈은 지금 어디쯤에 무슨 봄꽃들이 있을 텐데 하며조심조심 걷..

사진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