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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섬을 걷다 만난 돈나무

물소리~~^ 2022. 11. 14. 21:58

 

 

▲ 팔각정

 

 

   오늘(11월 12일) 하늘은 흐리다가 개었다 하면서 바람도 함께 머물고 있으니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는데

   비록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긴 했지만

   내 발걸음을 묶지는 않았다.

 

   추자도 여객선터미널 맞은편 작은 동산의 팔각정이 보인다.

   배 시간의 여유가 있어 팔각정으로 올랐다.

   추자도에는 곳곳에 팔각정이 있어 쉼터를 제공하고 있으니

   나그네의 낯섦을 받아주는 곳 같기도 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 팔각정에 다다르니

   아, 사방이 바다다.

 
 

 

   팔각정은 하얀 반공탑과 나란히 서서 추자도를 지켜주는 듯싶었다

   팔각정을 끼고 한 바퀴 천천히 도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우람한 나무들~

   가까이 다가가니 아! 돈나무였다

   해안가에서 잘 자라는 돈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 동네에서도 가끔 만나는 나무인데

   이렇게 우람하고 아름다운 수형으로 자라고 있는 돈나무를 만나니 감탄이 절로 난다.

 

   돈나무의 잎은 약간 좁은 느낌의 잎이지만

   끝이 동그랗게 굴려있으며 통통한 모습이 조금은 귀엽게도 보인다.

 
 

▲ 바다위의 하늘은 맑기만 한데...▼

 

 

 

   요즈음 유독 눈에 자주 띄는 이유는

   낙엽 지는 계절임에도 윤기 있는 푸른 잎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잎 사이의 가지 끝에 노란 열매가 달려있기도 하고 간혹

   노란 껍질이 벌어진 곳에서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싶은 빨간 점액질이 배어 나온 듯싶으니

   세 가지의 색의 조화가 이 계절에 참 이채롭다.

 
 

 

   5월에 활짝 피는 이 꽃의 향기는

   그야말로 만 리까지도 전해질만큼 진한 향기다.

   그래서 ‘만리향’ 이라 부르고 있었는데 뒤늦게 ‘돈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돈나무라는 이름에서 우리는 쉽게 금전적인 돈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이름에도 재미난 유래가 있다.

 

 

 

   열매에서 배어 나오는 빨간 점액질은 곤충들에게 아주 좋은 먹을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점액질이 노출되는 요즈음은 벌 나비가 사라진 시기인지라

   그 맛난 점액질의 차지는 파리들이었고 파리가 꾀어 듦에

   제주 사람들은 “똥낭”이라 부르며 나무를 하찮게 여겼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 제주도에 여행을 왔던 일본 사람들은

   둥근 수형과 좋은 향을 지닌 이 나무의 가치를 알아보고

   관상수로 키우기 위해 일본으로 가져가면서 뜻도 모른 채

   ‘똥나무' 라는 이름도 함께 가져갔는데

   된소리 발음이 익숙지 못한 그 사람들은

   똥을 돈으로 발음하면서 돈나무가 되었고

   그 나무들이 우리에게 역 반입이 되면서

   돈나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에게 딸려왔다고 한다.

 

   '똥낭'보다는 돈나무가 부르고 듣기에 낫지만

   누가 어떻게 불러도 개의치 않고 잘 자라면서 좋은 향도 풍겨주는

   만리향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이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 참 대견하다.

 

 

▲ 구름이 자꾸 내려앉는 상추자도 하늘

 

   팔각정을 가운데 두고 여객선터미널 방향의 하늘은 구름이 내려와 있는데

   돈나무가 자라는 방향의 하늘은 맑음을 보여주고 있는

   참으로 신기한 추자도의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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