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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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날씨 탓일까.

오늘은 시어머님의 기일이다. 형님(큰동서)의 생전에는 이 뜨거운 여름에도 불사하고 늘 음식을 장만하고 기일을 챙겼는데 2년 전 형님이 돌아가신 후, 시부모님을 금산사에 모셨다. 독실한 불교 신자이신 시누이님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하여 어제 남편과 함께 금산사에 다녀왔다. 정말 대단한 더위였다. 나는 남편에게 새만금방조제로 돌아서 가 보기를 청했다. 요즈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세계잼버리대회 야영장이라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만금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등록된 만큼 군산, 김제, 부안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방조제이다. 야영장은 부안에 속한 지역에 차려져 있다 방조제에 들어선 순간 해무도 아니고 안개도 아닌 그 무엇이 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있다. 아!! 열기로 인한 바닷물에서 발생되는 ..

사진 2023.08.06

시방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오월의 산하를 장식하는 꽃 그들은 결코 제 자리를 탓하지 않고 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음에 보면 볼수록 어여쁘고 어여쁘다 내 가난한 마음을 채워주는 꽃을 바라보며 한 시인의 시를 음미하면서 오솔길을 발맘발맘 걸어본다. 꽃자리(坐處花席)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와 너와 그는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

사진 2023.05.16

어버이 날

어버이날이라며 아이들이 다녀갔다. 서로가 바쁘니 오지 말라고 하였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오후에 둘이 서로 약속했는지 이것저것 들고 들어온다. 두툼한 돈 봉투까지 합세하니 좋은 마음 이전에 조금 부담스러운 마음이다. 부랴부랴 저녁을 준비했다. 마침 갑오징어 싱싱한 것이 있어 볶음하고 조기를 굽고, 불고기를 익히고 꽃게탕을 하고 시금치나물을 무치고 얼마 전에 담은 양파장아찌도 내놓은 식탁이었는데 모두 깨끗하게 비우더니 설거지를 자처한다. 잠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다시 내일을 위해 돌아가야 하는 시간, 작은아들이 엄마하고 산책길을 같이 걷고 간단다. 마침 비는 개었지만 바람이 제법 부는 날씨 호수변의 꽃창포가 유난히 예뻐 보였다.

사진 2023.05.07

봄비 내리는 오솔길

토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다.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는 주차된 차들의 밑바닥은 적시지도 못한 적은 양이었나 보다 에구~ 오려거든 흠뻑 좀 내리지… 차만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그에 자꾸 안개가 내려오고 있으니 모처럼 휴일다운 휴일의 시간을 가져 볼까 했던 마음에 안개처럼 아쉬움이 차오른다. 그래 안개는 조금 있으면 걷히겠지. 남편은 오늘도 서울행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나 하고 싶은 일 하자며 작정하고 나니 제일 먼저 커다란 빨간 양파망이 눈에 들어온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양파 껍질이나 벗기자고 작정한다. 장아찌 담으려고 구입해 놓고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60개를 벗기고 나니 안개는 걷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앞으로 이만큼보다 조금 더 많이 남은 양파는 ..

사진 2023.04.30

봄 동산의 봄꽃들!

토요일 오후 봄 동산에 올랐다. 바람이 약간 불고 미세먼지 많은 날이라는 주의를 받았지만, 지금 안개 없는 봄 동산에서는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꽃들의 수런거림이 가득할 것이니 이심전심의 충만함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동동거리는 마음이 앞섰다. 과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봄 동산이었다. 나는 모과나무의 수피를 참 아름답다며 바라보곤 한다 요즈음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데 얼마나 가려울까 하는 생각에 더 자주 바라본다. 그리스 신화에 제비꽃이야기가 나온다. 제우스신이 아름다운 소녀 이아를 사랑하게 되자 제우스의 부인 헤라는 질투가 나서 이아를 소로 만들어 버렸다 한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더니 소로 변한 이아를 바라보는 헤라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이아가 먹을 풀을 만들어 주는데 그 풀이 바로 제비꽃이며..

사진 2023.04.09

봄 맞이하려 수목원으로

오랜만에 수목원을 찾았다. 코로나 때문에 꼭꼭 닫아걸었던 문이 열린 것이다. 이곳 전주수목원은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무참히 버려질 위기에 처한 나무와 식물들을 모아서 수목원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하여 다른 수목원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종류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순수한 우리 나무와 꽃들을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느낌을 주는 수목원으로 도시 사람들에게 산소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나는 꽃을 보기 위해 봄철이면 꼭 한 번 찾아가곤 하는데 올해는 시기가 조금 늦었다. 그런데 시설에 변화가 있었고 주변에 건설 중인 건물이 있으니 조금 어수선하였다.. 그래도 봄꽃들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예전에는 복수초가 없었는데 정문 입구에 복수초가 피어있다 새롭게 심어 놓았지 싶은데 눈속이 아닌 황량한 맨 땅에 핀 맨숭..

사진 2023.03.11

금성과 목성

2일, 초저녁 산책 시간을 30분 정도 앞당겨 서둘러 나섰다. 금성과 목성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나는 행성 근접이 진행된다는 뉴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천문학에서는 두 천체의 각 거리가 1도 이하일 경우 근접했다는 표현을 한다는데 이날 금성과 목성은 0.5도까지 근접한다고 한다. 육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나는 어떠한 각도를 측정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구 외의 또 다른 행성들의 움직임을 바라보기 위해 하늘을 보고 걷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함이다.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날개를 펴 보는 동심을 까맣게 잊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가끔 하늘도 바라보며 살아가는 여유를 챙겨보고 싶다.

사진 202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