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어머님의 기일이다.
형님(큰동서)의 생전에는 이 뜨거운 여름에도 불사하고
늘 음식을 장만하고 기일을 챙겼는데
2년 전 형님이 돌아가신 후, 시부모님을 금산사에 모셨다.
독실한 불교 신자이신 시누이님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하여
어제 남편과 함께 금산사에 다녀왔다.
정말 대단한 더위였다.
나는 남편에게 새만금방조제로 돌아서 가 보기를 청했다.
요즈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세계잼버리대회 야영장이라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만금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등록된 만큼
군산, 김제, 부안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방조제이다.
야영장은 부안에 속한 지역에 차려져 있다
방조제에 들어선 순간 해무도 아니고 안개도 아닌 그 무엇이 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있다.
아!! 열기로 인한 바닷물에서 발생되는 수증기 때문이었다
정말 얼마나 더울까.
더구나 바닷물이 빠진 곳에 야영장을 차리고 빽빽하게 펼친 텐트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마저 받아내야 하니 오죽할까.
태풍마저 빠르게 이동하지 않고 느릿느릿 움직이며
뜨거운 열기를 모두 한반도에 내려주고 있다니 참으로 얄밉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다.
우리는 김제로 가야 하는 길이어서 한 시간을 달린 후
동서 도로를 타고 김제로 빠졌다.
금산사로 향하던 중
김제 망해사 표지판을 보고 잠깐 올라갔다.
망해사의 한자 표기는 望海寺 로 바다를 바라보는 절이라 하여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절이었는데
이제 忘海寺 로 불러야 할 판이다.
새만금방조제로 막혀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를 잊어야 하는 자그마한 절 ~~
왠지 쓸쓸함이 감도는 사찰 경내를 거목만큼은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는데
거목 아래에서 바다를 그리워하듯 피어있는 상사화가 애처롭게 보였다.
다시 한 시간을 달려 금산사에 도착하니 입구에 산악회 차량들이 대거 몰려 있다
아니 이 더위에 모악산행을 한 것일까? 하는 의아심을 품었지만
금산사 경내에 들어서서 그 차들의 임무를 알았다.
잼버리 참가단원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지역 연계프로그램으로 금산사가 선정되었고 단원들은 그렇게 금산사를 찾아온 것이다.
적이 마음이 놓였다. 오가는 젊은 단원들의 밝은 표정이 너무나 예뻤다.
이 대회의 목적은 세계 청소년들이 모여 야영하면서
소통하고 문화 교류를 하는 목적으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회인 만큼
잘 마무리 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아왜나무는 수분을 아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불이 붙으면 소화기처럼 거품을 내뿜어내며 방화수 역할을 한다고 하여.
이 나무를 많이 심으면 산불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다.
오늘 나는 아 나무의 아름다운 열매를 바라보며
불처럼 뜨거운 하늘의 햇살에 거품을 품어내
열기의 기세를 조금 수그러뜨려 주기를 기원하였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좀 더 밝은 마음으로 무사히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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