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낙엽 봄이면 꽃피워 터널을 이루며 뭇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길의 벚나무가 일찍이 나뭇잎들을 떨어트렸다. 한 나무에서 한 영양을 받으며 자라거늘 일찍 시들어 떨어진 저 나뭇잎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나무는 저 나뭇잎들을 떨어트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으며 떨어져 뒹구는 모.. 단상(短想) 2017.08.12
하소백련지에서 하소연하다 토요일 오후, 한가해진 틈을 타고 몸의 나른함이 파고든다. 나른함에 자꾸 지면 안 되는데… 하소백련지(蝦沼白蓮地)에나 다녀오자며 일어섰다. 하소백련지는 어느 연꽃단지처럼 잘 가꾸어 놓은 곳이 아닌 청운사에서 관리하는 연못으로 다랭이 논과 같이 계단식으로 펼쳐져 있으며 연.. 단상(短想) 2017.07.30
오리가족 낮 기운을 껴안고 있는 한 줌의 햇살이 초저녁 어스름에 조금씩 밀리는 호수의 풍경이 평온하다. 키 큰 부들은 잘 익은 핫도그를 산책객들에게 하나씩 안겨주며 인사하는데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연꽃 사이를 오리 가족 한 무리가 홀연히 빠져 나가니 연들이 수런대기 시작한다. 내 눈길.. 단상(短想) 2017.07.28
자귀나무 아래 그 곳..... 우리 뒷산을 끼고 도는 에움길 한 끝 한적한 정거장에 놓인 소박한 의자위에는 고요가 앉아 있는 듯 시내버스도 유난히 뜸을 들이는 곳 하여 누구든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외로운 정거장 옆에 자귀나무가 눈부신 분홍 꽃을 피우고 서 있다. 문득 저 의자에 앉아보고 싶다. 버스를.. 단상(短想) 2017.07.13
아리아드네의 실 ▲ 타래난초 타래난초 난 이 꽃을 볼 때 마다 마음과 기분이 새로워진다. 곧고 가녀린 모습도 특이하지만 줄기도 꼬이고 꽃도 꼬이며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예쁘기만 한데 정말 가뭄의 영향인지 올 해의 꽃은 참으로 부실하다. 예전의 곧은 꽃과 함께 올려보며 꽃이 품은 뜻.. 단상(短想) 2017.06.30
실새삼은… ▲ 실새삼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나왔다. 해질녘풍경이 빚어놓은 풍경들이 전해주는 다감함이 그냥 좋다. 호숫가를 따라 발맘발맘 걷는 내 눈에 노란 실을 헝클어 놓은 듯싶은 실새삼이 눈에 들어온다. 쪼그리고 앉아 새삼스럽게 실새삼을 들여다보았다. 쑥? 아니면 구절초인 듯싶은.. 단상(短想) 2017.06.28
붓이 되어 삶을 그리다. 한 정치인이 ‘저녁이 있는 삶’ 이라는 명제를 내 걸었었다. 이 얼마나 서정적이고 포근한 말인가! 이 포근함을 잊고 살아야하는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 메시지였다. 하지가 하루 지난 초저녁~ 이제 다시 짧아지는 아쉬움의 시간들을 챙겨 보고 싶었다. 카메라를 들고 가만가만 찾아 나.. 단상(短想) 2017.06.23
주인으로 살아가라고.... ▲ 사람주나무 하나의 꽃대에 수꽃과 암꽃이 함께 핀다. 가을이면 붉은색으로 아주 예쁘게 단풍 드는 멋쟁이나무. (팔봉산에서 만났다.) 사람이 주인이 되라는 암시인지 아니면 주인이라는 진실을 알려주는 나무일까 오늘 문득 이 나무가 생각난다. 폰 화면이 밝아지면서 전화벨 음이 함.. 단상(短想) 2017.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