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아리아드네의 실

물소리~~^ 2017. 6. 30. 17:40








▲ 타래난초



타래난초

난 이 꽃을 볼 때 마다 마음과 기분이 새로워진다.

곧고 가녀린 모습도 특이하지만

줄기도 꼬이고 꽃도 꼬이며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예쁘기만 한데

정말 가뭄의 영향인지 올 해의 꽃은 참으로 부실하다.

예전의 곧은 꽃과 함께 올려보며 꽃이 품은 뜻에 빠져본다.


자세히 바라보면

녹색의 줄기는 왼쪽으로 꼬아 올리고

꽃은 오른쪽으로 꼬아 오르는 것 같기도 한데

또 어찌 보면 서로 반대방향인 것 같기도 하니 참으로 아리송하다.

마치 미로를 헤쳐 나가는 것 같은 모습으로

미로를 빠져 나갈 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을 연상케 한다.


아리아드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크레타 섬의 왕인 미노스의 딸이다.

신화를 읽다보면 어찌나 많은 신들이 얽히고설키며 탄생과 죽음을 맞이하는지 모른다.

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야 대충 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끊어 읽으면 뭐가 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니 아리아드네의 이야기를 인용하자면

길고도 긴 인연들을 풀어 나가야하는데 하도 복잡하니 딱 한 구간만 인용한다.


아리아드네는 미노스 왕의 딸이고, 미노타우로스는 왕의 아들이다.

하지만 아들인 미노타우로스는 인간의 몸에 황소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다.

이에 놀란 왕은 자신의 아들을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미로에 가두고

아테네로부터 재물로 받은 젊은이들을 미궁으로 드려 보내 괴물의 먹이가 되도록 했다.


이 사정을 알게 된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스스로 재물이 되기를 자청하고 크레타 섬으로 갔다.

그런데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테세우스에게 결혼을 약속받고 미궁에서 탈출 할 수 있도록 실타래를 건네준다.

테세우스는 실타래를 풀며 미궁에 들어가 괴물을 퇴치하고

다시 실 따라 빠져 나왔다고 한다.


이에 아리아드네의 실은

어려운 문제를 위한 유력한 암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열쇠를 은유하는 뜻으로 곧잘 인용되고 있다.


꽃 한 송이를 바라보며

잠시 신화 속으로 들어가 보는 순간도 재미있었지만

일 년의 반절인 6월을 보내는 아쉬움 속에 그나마

무언가를 헤쳐 나가는 지혜의 실마리를 챙겨보라는 암시가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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