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실새삼은…

물소리~~^ 2017. 6. 28. 12:51





▲ 실새삼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나왔다.

해질녘풍경이 빚어놓은 풍경들이 전해주는 다감함이 그냥 좋다.

호숫가를 따라 발맘발맘 걷는 내 눈에

노란 실을 헝클어 놓은 듯싶은 실새삼이 눈에 들어온다.


쪼그리고 앉아 새삼스럽게 실새삼을 들여다보았다.

? 아니면 구절초인 듯싶은 식물 위를 뒤덮고 있으니

한 꺼풀 싹 거두어주고 싶은데

끝도 없이 딸려나올 실새삼의 억척스러움이 상상되며 소름이 돋는다.


실새삼은 뿌리가 없단다. 하여

씨가 발아하면 노란 색실 같은 줄기가 나와 옆의 식물을 휘감아 오르면서

그 식물의 영양을 빼앗아 먹는 그야말로 기생식물이다.

그럼에도 7~8월이 되면 짧은 꽃자루에서 나온 흰 꽃들이 덩어리처럼 밀집해서 피는데

남의 영양으로 꽃 피우기에 염치가 없을까?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모습이다.


한데 역시나 기생식물인 겨우살이의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실새삼 종자도 토사자(兎絲子)라고 해서 약으로 쓰인다고 한다.

토사자라는 이름은 옛날에 허리뼈가 부러진 토끼가 이 씨앗을 먹고

부러진 허리가 나았다는 데에서 유래한 것처럼 좋은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하니

무릇 고생하지 않고 남의 좋음을 취한 결과를

인간에게 유익한 에너지로 방출하고 있음이니우리 인간에겐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어쩌면 기생했던 식물이 하지 못하는 그 무엇을

기생하는 식물이 해주며 상생하는 조건의 계약을 맺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식물은 단순히 살아 숨 쉴 뿐 아니라

영혼과 개성을 지닌 생명이라고 식물학자들은 말하고 있으니

무엇이 좋고 나쁨을 감히 함부로 말 할 수 있는 자격이 나에겐 없다며

어스름이 나를 일으켜 세우며 어서 걷기나 하란다. 

 



▲ 실새삼 꽃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귀나무 아래 그 곳.....  (0) 2017.07.13
아리아드네의 실  (0) 2017.06.30
붓이 되어 삶을 그리다.  (0) 2017.06.23
주인으로 살아가라고....  (0) 2017.06.17
산책길에서의 상념  (0) 201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