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으로 말하는 호수 ▲ 얼음이 풀리는 호수 ▲ 호수가 얼고 그 위에 눈이 내렸으니..... 흐르지 못하는 물을 담고 있는 호수는 연안 식물이 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어야만 호수라 불릴 수 있다고 하였다. 그처럼 말없이 살아가는 속 깊은 호수도 제 몸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시절이 있으니 찾는 이 .. 단상(短想) 2018.02.02
나무의 숙명 날씨가 많이 풀어졌다. 그냥 그렇게 내 몸도 풀어지면서 움츠리지 않아도 되니 좋다. 활동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아침 일찍 베란다에서 바깥 풍경 바라보는 일도 잦아졌다. 산등성에는 앞서 내린 눈들이 아직도 쌓여있는데 눈들도 제 몸피를 자꾸만 줄여가면서 묵직한 무게감으로 지면을.. 단상(短想) 2018.01.18
남겨진 날들의 하루하루에 부치다. 특별한 날의 산책은 아주 작은 것에도 민감하다. 문득 느껴지는 시선의 낯섦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모든 것들은 세월 따라 그냥 흘러가는 것 같지만 모두는 나와 함께 숨을 쉬었고, 그 숨결이 스미어 있음으로 늘 다정하니 이제 지난 시간을 품.. 단상(短想) 2017.12.25
새들에게서 배우다 추워도 너무 춥다. 출근길, 두툼한 패딩코트를 걸치고 그대로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할 때 불편함으로 코트는 늘 벗곤 하는데 요즈음에는 벗기가 싫다. 뭉그적거리며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한참을 앉아 있노라니 푸른 겨울날 하늘의 팽팽함으로 추위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 단상(短想) 2017.12.20
떠나는 가을을 위한 연주회 일요일 일상을 치루면서 간간히 창밖으로 눈을 돌려 뒷산을 바라보노라니 가을을 떠나보내는 뒷산의 풍경이 내내 궁금하였다. 정리를 마치고 지체 없이 뒷산을 올랐다. 아!! 훅! 끼쳐오는 산 내음이 얼마나 좋은지… 절로 심호흡으로 공기를 들여 마시며 오솔길을 걸었다. 나무들은 어느.. 단상(短想) 2017.12.05
마음을 살찌우는 나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내 귀에 들리는 소리 싸아싹 싸아싹~~ 계절을 알려주는 싸리 빗자루 소리에 그만 걸음을 멈칫하고 말았다. ‘에고 이 낙엽을 언제 다 쓸어내신데요~’ ‘예, 날마다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하시지만 얼굴표정은 환하시다. 덕분에 화단이 말.. 단상(短想) 2017.11.30
낙엽 쌓인 오솔길을 걷노라니… 일요일의 일상은 종종걸음으로 시작해 종종걸음으로 끝난다. 종종걸음 끝에 따라오는 정갈함은 나를 기분 좋게 한다. 집안을 조용히 남겨두고 개운하고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뒷산을 올랐다. 오후에 들어서는 오솔길에 들어서니 높은 나무줄기에 매달린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며 내는 산.. 단상(短想) 2017.11.07
가을밤의 상념 ▲ 가을밤의 구절초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가을 초저녁 에어로빅은 취소되었다. 어차피 나온 길, 예전대로 호숫가를 따라 걸었다. 가을을 살아가기 위한 초목들도 낮 동안의 수고로움을 잠재우기 위해 잦아들고 있으니 은은히 전해오는 서늘한 향기들이 감미롭다. 호수는 가로등 불.. 단상(短想) 2017.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