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자귀나무 아래 그 곳.....

물소리~~^ 2017. 7. 13. 10:33









우리 뒷산을 끼고 도는 에움길 한 끝

한적한 정거장에 놓인 소박한 의자위에는 고요가 앉아 있는 듯

시내버스도 유난히 뜸을 들이는 곳

하여 누구든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외로운 정거장 옆에

자귀나무가 눈부신 분홍 꽃을 피우고 서 있다.


문득 저 의자에 앉아보고 싶다.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그냥 홀로 앉아 있노라면

자귀나무는 친구가 되어줄까


비 내리는 날 앉아있으면 비를 가려주고

햇살 쨍한 날에는 제 몸으로 그늘을 내려 줄 것이고

무더운 날에는

고운 분홍부채로 분홍바람을 살살 날려주며

오랜 세월 지나오며 보고 들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낼 것 같다.


스스로 옛 이야기들을 담은 책 한 권이 되어

바람에 사르륵사르륵 책장을 넘겨주며

자신의 꽃향기 한 자락을 나누어 줄 것 같으니

그냥 저 의자에 앉아보고 싶다.

설핏 잠이라도 든다면 분홍 꿈을 꿀까

꿈속에서 한동안 팽개쳐 두었던 내 안의 것들을 만날 수 있을까.


동안 아픔을 이유로 놓쳐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쉬운 것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자꾸만 마음이 허전해진다.

자귀나무아래 정거장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 모습이 겹쳐온다.








▼ <참고사진>

▲ 어느 날 초저녁 산책길에 만난 자귀나무

잎이 모두 포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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