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이 난분분하던 삼일절이 지났다. 마치 그동안 과중한 업무에서 나를 해방이라도 시키 듯 춘설은 그렇게 내 눈앞에서 독립 만세를 외치던 그 마음처럼 바람을 타고 게양된 태극기를 휘날렸다. 내 마음도 덩달아 휘날렸다. 기분이 좋았다. 홀가분한 마음이다. 이제 여느 때처럼 일상을 이어가면 될 것이라는 편안함이 다가온다. 동안 진한 향기로 온 집안을 향기롭게 해 주던 행운목은 제 할 일을 다하고 시들어 갔다. 다 시들어 가는 동료들 틈새에서 뒤늦게 꽃 피우던 늦둥이 꽃 몇 송이들은 기죽지 않고 제 몫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몸짓으로 향기를 뿜어내며 나를 향해 자신들처럼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해 주었다. 진정 그 응원에 힘입어 나도 최선을 다했다. 안방 창가 베란다에서 자라던 군자란은 빼꼼히 안방을 기웃거리며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