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아니 만날 수 없는 보석 같은 새해(年)의 새날(日)!!

물소리~~^ 2024. 1. 1. 14:58

 

 

23년 마지막 날,

흐린 날씨로 해넘이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똑같이 잠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tv에서 난리입니다.

새해가 떠오른다고…

산에서 강에서 모두 새해를 맞이하며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는데

저는 조금은 허전했지만 그저 무덤덤한 마음으로 자고 일어나니

어제의 모든 것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은데, 그러니 세월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데

새해라고 나이 한 살을 더 얹어주고 있네요

 

▲ 새해 첫 날 베란다에서

 

새해!

하늘에 있는 둥근 해(日)를 말함인가요, 아니면

또 다른 일 년이 시작된다는 해(年)를 말함일까요?

 

 

집에서 새해를 만나보려고 이른 아침 베란다를 들락날락하는 사이에

희뿌옇게 퍼진 안개가 걷히면서 붉은 기운이 번지더니

어느 순간 호수 위로 올라온 새해(日)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새해(年)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영상이 내 머리를 스쳐 갑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며칠 남지 않은 날짜와 시간들이 아쉬워 그렇게 허전했는데

새로운 수많은 날에 하나를 덤으로 더 받으니

올해는 366개의 날들이 보석이 되어 내 앞에 펼쳐졌습니다.

새것이라서인지 모두가 반짝이며 참으로 예쁘고 소중하게 다가섭니다.

이 많은 보석들 중에는 제가 찾는 '그 무엇이 분명히 있을 진데…'

한번 찾아보아야겠어요.

그 무엇을 찾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까 합니다.

 

 

우리 집 가재발선인장이 새해를 맞아 딱 한 송이를 활짝 피우고

나머지는 모두 봉오리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네요.

마치 내 앞에 펼쳐진 보석들을 축하해 주듯

그렇게 찬찬히 하나씩 꽃잎을 펼쳐줄 것 만 같아요.

 

 

 

 

 

고운 빛 어머니 영산홍 꽃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동안 벤자민 고무나무의 열매들을 모아 두었는데

그 꽃잎이 너무 아까워 바짝 마른 고무나무 열매 곁에 놓아주었습니다.

얼마 가지 못할 꽃의 싱싱함이지만

바짝 마른 고무나무 열매에게 조금은 활기를 넣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 스스로는 얼마나 소중한 열매이고 꽃들이겠는지요.

 

내 앞에 펼쳐진, 아니 만날 수 없는 일 년이라는 소중함도

조심스럽게 담아내는 그런 일 년이 되기를 소망해 보는

갑진년 새해 첫날입니다.

 

 

 

 

 

                             첫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처음 펼치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함께 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신앙생활을 한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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