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438

나를 힘 나게 하는 따뜻한 마음~

점심시간에 사무용품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이 있어 다이소에 들렀다.지난번 보자기로 만든 장가방을 들고 가서필요한 것을 고르고서도아기자기하고 용도에 맞는 기막힌 물건들을 구경하였다.한 코너에서 내 발길이 멈추었다. 에코백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어 가격표를 바라보니아니!! 1,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에코백들이었다. 슬그머니 내 장가방을 바라보노라니 웃음이 나온다.나는 재봉틀이 없을 뿐 아니라 재봉틀 돌리는 법도 모르니 아예 세탁소에 맡겼던 것이다.세탁소 주인은 바지 단 박는데에도 3,000원 이라면서세 개 보자기를 포개어 두 개 가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기에 8.000원을 말했고 나는 이의 없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완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데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내 보자기로 만든 장..

단상(短想) 2024.11.18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이른 아침 베란다에 서서 앞산을 바라보니 앞산의 나무들도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곱게 물들고 있었다.동쪽에서 뜨는 햇빛에 부분적으로 더욱 밝은 단풍이다.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틈새에 자꾸 쳐다보는 앞산 가을, 시간이 지날수록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가을 햇살은 속속들이 지상으로 파고들고 있다.햇살이 고우니 바람결도 고울 거라고 나를 불러내는 가을빛이다.할 일 마치고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갖자고 작정하며 슬그머니 밖으로 나온다. 들녘의 풍경은 점점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사르르 달려드는 기분 좋은 바람결에 일어나는 알 수 없는 가슴의 아릿함은내 마음속 깊이 자리한 감성까지 곱게 물들이며 무언가 모를 힘으로 나를 이끈다. 가을 색이 짙어간다고 함은어쩌면 모든 것들의 차림새가 조금은 초라..

단상(短想) 2024.11.16

늦가을의 정취

세속을 벗어난 곳의 늦가을의 정취는 유난히 쓸쓸함을 안겨준다. 고운 빛으로 치장하던 나뭇잎들이 바람의 힘을 빌려 혼신을 다해 나무에서 떨어지고 있다. 나뭇잎들이 곱게 물들어 가는 이유는 내년을 기약하는 나무에서 더는 영양분을 빼앗지 않으려고 스스로 차단하는 까닭이라 한다. 살랑이는 바람결에 나뭇가지에서 곤두박질하며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고운 빛을 바라보노라면 숙연함이 전해온다.   주말이 아닌 평일 이어서일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약간 흐린 하늘 아래 수원지에 모여 있는 물이 바람 따라 찰랑찰랑 움직이며 작은 소란을 피우고 있다. 그 물결 따라 물 위에 떨어진 낙엽들이 밀리고 밀려 물가에 켜켜이 쌓여 있다. 문득 그 낙엽 물결을 찰랑이는 물이 만들어 놓은 것인지, 바람이 만들어 놓은 것인지 궁금하다. ..

단상(短想) 2024.11.14

종이컵의 숨은 매력

아들이 무언가를 보내왔다.상자를 열어보니 베트남 커피와 종이컵 두 줄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게 아닌가!!아들한테 웬 거냐고 물으니친구 아버지께서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커피를 선물로 사 오셨기에아들한테 하나 보내주면서 종이컵까지 챙겨 보내온 것이란다.  베트남 커피는 여러 번 음용해 보았다..여행은 다녀오지 않았지만 다녀온 친구나 지인들께 여러 번 받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향도 맛도 괜찮다는 생각에서 이번처럼 기회가 되면 마시곤 했다 그런데 이 선물을 받고 커피보다는 종이컵에 더 눈과 마음이 쏠리는 것이다.아들 친구의 자상한 마음도 보이면서 웃음이 나온다. 일회용 컵이 여러 면에서 유해하다고 해서사용을 자제하기는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아주 유용한 용기다. 우선 사무실에서 커피 마실 때 많이 사용..

단상(短想) 2024.11.12

맛있는 단호박 이야기

일요일 아침,단호박이라고 알려준 기다란 호박을 깨끗하게 씻은 후 잘라보았다.의외로 칼이 쉽게 들어간다.  여태까지의 내 상식으로단호박은 둥글고 껍질이 엄청 질겨서 자르려면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돌린 후 자르면 쉽게 자를 수 있다고 믿었던 터~~ 이 호박은 모양도 그렇고 표면도 매끈하지 않더니 칼도 쉽게 들어간다.조금 많게 자른 것 같아직화 압력솥에 찜기를 넣고 찌기 시작해 놓고 베란다 화분들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어느 정도 지나니 압력솥 추가 다 올라왔기에 불을 끄고김이 빠진 후 열어 보니 호박이 제 지닌 고운 빛을 여지없이 내보이며 맛나게 익었다  한 김 식인 후반절은 껍질 채, 반절은 껍질을 벗겨 믹서기에 갈았다약간의 식감 차이는 있었지만 두 경우 모두 맛이 좋았다.  조금씩 덜어 그에 견과류 갈아 놓..

단상(短想) 2024.11.10

가을 빛 스민 가을 햇살을 담아~

일요일~이불 빨래를 하여 베란다에 널고 있으니 가을빛 가득 스민가을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그냥 마음이 두둥실 밖으로 나가고 싶다집안 정리를 마치고 살금살금 나와 아파트를 한 바퀴 돌다 보니아파트 옆, 한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에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소국일까? 하는 생각과 동시 발걸음을 옮겼다.가까이 가 보니 소국이 아닌 메리골드와 멜람포디움이라는 원예식물이다.소국이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꽃을 보니 마음이 즐거워진다. 조금 더 걸으면 텃밭을 지나고 우람한 벚나무를 끼고 있는 집 바로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요즈음 길을 내는 공사 중이라고 출입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시내에서 공단으로 오가는 차량을 분산시키기 위한 도로를 내기 위해 이 좋은 산을 절개하는 것이다...

단상(短想) 2024.11.03

서로를 비추어주는 아름다움

호숫가를 빙 돌아 둘러쳐진 철책에서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다.무심히 지나치려는 고개를 다시 돌려 바라보니 거미줄이었다.가느다란 거미줄에 내 눈길이 머문 까닭은 특별함이 스쳤기 때문이다.거미가 먹이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거미줄에는 솜처럼 부푼 씨앗이 걸려 있었다.가을인 지금 민들레 씨앗은 아닐 테고가을바람에 실려 보내는 어느 가을꽃 씨앗을 닮았다.  거미줄도 신비로웠고씨앗들이 거미줄에 걸려 있는 모습도 참 아름다웠다.어느 화가가 화폭에화가 자신만의 느낌을 묘사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니 고상하게도 보인다.  거미줄과 씨앗! 이들은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이지만, 아니 잡고 잡히는 앙숙의 관계일 수도 있을 텐데한데 엉겨서 서로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는 것 같다.문득 인드라망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는 불교..

단상(短想) 2024.10.29

가을 꽃~~지친 기다림 대신 설레는 그리움

진정한 가을향알싸한 그 향을 못내 기다렸는데아! 탄성이 나올 만큼 한 곳에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었다.어머나!!은근히 퍼지는 향내에 마음이 평온해진다.가을이면 오롯한 오솔길에 핀 노란 산국 앞에쪼그려 앉아  맡던 그 향이 저만치에서 걸어온다.감 잡을  수 없는 추억의 향! 가을냄새다.가을 빛이다.          해국이 피었다.잔잔히 물결치는 느낌이 가슴 벅찬데하찮은 글로 표현하려니 막막하다. 바다는 제 위에서 굽어보는 하늘과 닮았다.하늘이 성을 내면 바닷가 바위들은 더 처절한 몸부림으로 견뎌냈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바위틈 해국은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바위는 제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해국을 지켜주려고제 몸을 먼저 내밀어 파도를 막았으리라  억겁을 쌓은 바위에 기댄 해국의 그리움한마디 거들면 서러움에 그냥 ..

단상(短想)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