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지나는 길에서 뜻밖의 모습을 만날 때가 있다. 만나는 그 순간의 감정으로 작품성 없는 사진을 찍곤 했다. 그 사진을 바라보며 그 사물에 내 생각을 주입하여 말을 걸기도 하고 또 다른 그 무엇과 연계하여 바라보면 사물들은 다정한 말로 내 친구가 되어주곤 하는 것이다. 토요일 늦은 오전, 참으로 오랜만에 오른 뒷산에서 난 그렇게 느닷없는 풍경을 만났고 그 풍경은 요즈음의 내 마음을 안다는 듯 조금은 슬픈 모습으로 다가왔다. 우리 뒷산 한 곳에 마치 분화구처럼 깊은 웅덩이가 제법 넓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커다란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오동나무는 해마다 변함없이 봄이면 고개를 쳐들고 바라보아야 할 높은 가지에 꽃을 피워 울 어머니가 즐겨 사용하시던 분 냄새의 향기로 내 그리움을 자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