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녀야할 마음 가을이라지만 아직 선득한 바람기운을 느끼지 못하겠다. 작은 불빛아래 엎드려 책장을 넘기다가 그대로 돌아누웠다. 열어둔 창문으로 달빛이 새어 들어온다. 어디쯤 달이 있을까 반쯤 일어나 목을 세우고 바라보았지만 달을 찾을 수 없다. 온전히 일어나 창에 바짝 얼굴을 대니 하늘 멀.. 단상(短想) 2013.09.24
새벽 달빛을 누리며… 추석 며칠 지난 새벽하늘은 달빛으로 가득합니다. 제 몸은 조금씩 이지러질지라도 추분을 맞이하여 이제는 점점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짐을 반겨하는 달인가 봐요. 어둠속에서야 더 온전한 빛을 발할 수 있으니요. 달빛으로 내 마음만 들뜨는 줄 알았는데 달도 제 빛을 더 곱게 내릴 수 있.. 단상(短想) 2013.09.23
가을을 익히는 것들 유난히 긴 추석연휴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나에겐 평상시와 똑같은 시간들이었다. 특별함을 평범함으로 바꾸노라니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금쪽같은 시간으로 빛난다. 철따라 바뀌는 옷차림으로 아이들 옷들을 세탁했다. 이불을 빨았고 평소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씽크대를 닦고 정.. 단상(短想) 2013.09.22
코스모스 바람이, 새벽바람이 점점 가늘어짐은 계절 탓이겠지요? 아! 바람이, 바람이… 내 마음까지 실어 가려합니다. 금방 비라도 내릴 듯싶은 날씨의 오솔길은 마냥 어둡지도 않고… 그 고요함의 밝기를 뭐라 형용할 수 없는데 바람까지 내 머리를 살랑이며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몸을 구부.. 단상(短想) 2013.09.13
가을에는 밤기운이 서늘해져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 절기가 그제였지요. 백로 다음 절기는 추분이지요. 추분이 되면 볕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열매를 익혀야하는 식물들의 마음이 바빠진다고 하지요. 특히 늦게 피운 꽃에 빨리 열매를 맺어야하는 가을꽃들이 그러합니다. 마음이 바.. 단상(短想) 2013.09.09
마음은 언제나 하늘아래 긴 소매 여름옷의 감촉이 싸늘하다. 날씨의 변화가 뚜렷하게 다가오니 마음도 덩달아 바뀌면서 내일부터는 조금 더 든든한 옷차림이어야겠다고 생각한다. 5시 38분의 하늘 반환점 봉우리에서 바라본 하늘~ 차츰 밝아오는 여명이 참 가슴시리도록 아름답다. 높은 명산이 아니어도 이렇게 .. 단상(短想) 2013.09.04
얽힘에도 질서가 있다. 실새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울 나서는데 며칠 새 가늘어진 바람결에 그만 마음이 싸해지며 쓸쓸함이 온 몸에 퍼진다. 시간의 반듯한 걸음에 따라나서는 두서없는 내 마음은 실새삼처럼 엉긴 마음일까? 하고 우문을 던졌는데 실새삼은 아주 야무지게 말한다. "우리도 질서를 지키며.. 단상(短想) 2013.09.03
하늘과 호수 어떠한 사연이든 지금 이 순간의 계절이 참 좋습니다. 바람결에 스르르 넘겨지는 책장처럼 그렇게 계절은 차르륵 바톤을 이어주고 받는 것 같아요. 아주 미미하지만 계절의 감각이 좋아 자전거와 함께 호숫길을 달렸습니다. 느지막한 시간은 금세 황혼의 멋진 풍경을 그려 냅니다. 연이 .. 단상(短想) 201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