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새벽 달빛을 누리며…

물소리~~^ 2013. 9. 23. 21:40

 

 

 

 

 

 

 

   추석 며칠 지난 새벽하늘은 달빛으로 가득합니다.

   제 몸은 조금씩 이지러질지라도

   추분을 맞이하여

   이제는 점점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짐을 반겨하는 달인가 봐요.

   어둠속에서야 더 온전한 빛을 발할 수 있으니요.

 

   달빛으로 내 마음만 들뜨는 줄 알았는데

   달도 제 빛을 더 곱게 내릴 수 있음을

   마냥 즐거워하는 듯싶어요.

 

   요즈음 한창 피어나는

   고마리와 며느리과 흰 꽃들도

   새벽잠에서 일어나 봉창을 열고 달빛을 맞이하는 듯

   눈부셔합니다.

 

   달빛 비켜간 하늘 한 곳에서 반짝이는 별빛처럼

   자잘한 흰빛 꽃들은 그렇게 달빛에 반짝이고 있습니다.

 

   풀숲의 벌레들 울음소리도 잦아들고 있습니다.

   조심스레 잦아드는 울음소리에 귀를 더욱 쫑긋 세워봅니다.

   무엇에 그토록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까요

   아마도

   달빛에 별처럼 반짝이는 꽃들의 어여쁜 모습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렸나 봐요.

   제 울음소리도 잊을 만큼…

 

   살아가며 나는 누구의 마음을 빼앗아 본 적 있을까.

   누구에게 순진무구한 마음을 빼앗겨 보았을까.

 

   흔흔히 흐르는 9월 열 아흐레 날의 은은한 달빛에

   마음도 몸도 따라가 봅니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철 전어  (0) 2013.09.28
늘 지녀야할 마음  (0) 2013.09.24
가을을 익히는 것들  (0) 2013.09.22
코스모스  (0) 2013.09.13
가을에는  (0) 201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