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별 오늘은 음력으로 11월 2일, 새벽달을 볼 수 없는 날이 계속 됩니다. 요즈음처럼 달이 없는 새벽하늘에서는 별들이 제 마음껏 재주를 보이곤 합니다. 팽팽한 차가움으로 빚어진 맑음이 가득한 하늘을 향해 바짝 고개 들어 북두칠성을 찾아보고 그 별 끝에서 북두칠성을 이루고 있는 별과 별.. 단상(短想) 2013.12.04
마음 빛, 감빛 한 번 다녀가라는 어머니의 권유가 며칠 째 이어졌지만 사는 게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응, 응 대답만 해 놓고 가지를 못했습니다. 어느 하루 조금 일찍 조퇴를 하고 달려간 길, 우리 딸 어서 오라며 반기는 어머니는 거실 한 쪽에 보따리, 보따리 꾸려 놓고 계셨습니다. 현미, 찹쌀, 참기름, .. 단상(短想) 2013.11.25
어머니 같은 나무 / 느티나무 수령 천년이 넘은 느티나무 (내소사) 요즈음 곱지 않은 나무가 없겠지만 내 눈에는 느티나무의 단풍이 유난히 곱게 보인다. 유난히 큰 몸치에 잎은 왜 그리도 작고 가녀린지… 단풍마저도 붉거나 샛노랗지 않은 잔잔한 갈색을 머금은 노랑이라고 표현해야할까 참으로 겸손한 모습이다. .. 단상(短想) 2013.11.15
이른 아침의 메시지 요즘 산책길 나서며 만나는 공기는 참으로 상쾌하지요. 조금 쌀쌀하기도 하면서, 신선함이 가득한 느낌이 상쾌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손이 허전하여 이상타 했더니 스틱을 들고 나오지 않았네요. 크고 높은 산에 갈 때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스틱을 동네 뒷산에서는 들고 다닌답니다. .. 단상(短想) 2013.11.08
열매 풍성한 팥배나무 일요일 낮 산을 올랐다가 만난 무수한 열매들에 그만 가슴 벅참을 어쩌지 못했다. 모든 나무들은 결실을 맺기 위해, 종족번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제 빛을 내 보이고 이었다. 그 중 팥배나무의 붉은 열매들의 온 산을 장식하고 있었다. 봄에는 수많은 흰 꽃을 피우며 나의 산책길을 수놓.. 단상(短想) 2013.11.06
옹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 우리 아파트는 산을 끼고도는 자리에 위치하였다. 산자락을 깎아 내리기라도 하였을까. 유난히 높은 옹벽이 곳곳에 올려있고 그 옹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은 계절별로 운치를 더해주고 있으니 삭막함을 멋지게 변화시키는 마법사다. 담쟁이의 푸른 잎이 무성하거나 요즈음처럼 붉.. 단상(短想) 2013.11.05
제 자리에 있음이 아름답다 부산한 출근 준비의 집 안을 벗어나니 11월 첫 날의 상큼함이 와락 반겨합니다. 초라한 아파트 화단의 한 귀퉁이에 몸짓 아무렇게 서 있으면서도, 제 각각의 의태를 지니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국화꽃이 참 예쁩니다. 제법 서늘해진 날씨이지만 주어진 제 삶을 살고 있는 듯싶은 .. 단상(短想) 2013.11.01
길섶에서 바람이 불고 조금은 추워진 날씨였지만 가을빛이 참 고운 날이었지요. 햇살을 여전한데 바람결은 약간 싸늘했지요. 오늘처럼 높은 하늘 아래로 스쳐오는 싸늘한 가을 기운은 살아있는 식물들의 잎새를 말려죽게 한다고 하지요 이런 현상을 숙살(肅殺)의 기운이라 표현하지만 어쩌면 이 .. 단상(短想)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