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책길 나서며 만나는 공기는 참으로 상쾌하지요.
조금 쌀쌀하기도 하면서, 신선함이 가득한 느낌이 상쾌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손이 허전하여 이상타 했더니
스틱을 들고 나오지 않았네요.
크고 높은 산에 갈 때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스틱을
동네 뒷산에서는 들고 다닌답니다.
나무로 만든 스틱인데
이른 아침 인적 드문 길에 대비하기 위한 그냥 호신용이지요!
어떻게 할까… 초입에서 두리번거리노라니
곧은 나뭇가지 하나가 등산로 초입 나무에 기대어 있는 거예요.
누군가가 들고 오르다가
잠시 그곳에 놓아둔,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 막대였어요.
반가운 마음에
오늘 하루 빌리자 하는 마음으로 얼른 들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내 손에 익숙하지 않음에 조금 어색했지만
그 나름대로 색다른 느낌을 안겨 주네요.
한 생각이 머물렀어요.
만약 늘 가지고 다니던 스틱이 있었다면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요.
누군가의 착한 마음은
아, 타성에 젖어 지내지 말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드니 참 뿌듯했지요.
두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서
습관적으로 북두칠성을 바라보려고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두터운 구름으로 하늘이 가리어져 있으니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안도감이 느껴졌답니다.
분명 태양은 지금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고요.
무어든 지금 보이는 풍경에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옛글이 생각났습니다.
산에서는 산을 만나고,
바다에서는 바다를 만나고, 들에서는 들을 만나는 마음 자세를 가질 때
오히려 지혜는 더욱 새로워지며 충만해 진다는
두터운 구름 덮인 하늘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두루 좋음을 선물 받고 보니
요즈음 나에게 닥친 여러 상황과 일들에
초연함으로 대 할 것이라는 다짐에 그만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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