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떠나는 가을을 위한 연주회

물소리~~^ 2017. 12. 5. 08:38








일요일 일상을 치루면서 간간히 창밖으로 눈을 돌려 뒷산을 바라보노라니

가을을 떠나보내는 뒷산의 풍경이 내내 궁금하였다.

정리를 마치고 지체 없이 뒷산을 올랐다.

!! 끼쳐오는 산 내음이 얼마나 좋은지

절로 심호흡으로 공기를 들여 마시며 오솔길을 걸었다.


나무들은 어느새 잎을 다 떨구고

가지 끝에 남은 몇몇의 잎들이 바람에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었다.


빨간 열매들이 많은 나뭇가지에는 새들이 오종종 앉아

오랜만의 만찬을 즐기는지 재잘거림이 요란하다.

귀엽다.


오솔길을 덮고 있는 낙엽들은 햇살을 마음껏 받으며 뒹굴고 있으니

그 유명한 구르몽의 시 한 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데

새도 아닌 내 마음이 자꾸 열매를 탐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노박덩굴 한 가지를 취했다. 길섶의 국화 한 가지를 취했다.


집으로 돌아와 안방 문갑위에 둘을 꽂아놓고

가을의 풍경을 보듬고 있는 그들에게

떠나는 마음을 위한 연주회를 열어주고 싶었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연주자들이 아마도 자클린의 눈물을 연주하고 있을까

비너스 여신이 부드러운 눈길로 그들을 지휘하고 있으니..

국화와 노박덩굴열매는 절로 심취한 듯~~





오늘 화요일, 아침에 눈을 뜨니 눈이 내렸다.

에움길 돌아내려서는 길

우리 안방으로 훌쩍 떠나보내고 남은 노박덩굴열매들이 눈을 맞았다.

추울까? 서로를 그리워할까.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宿命)

맑고 깨끗함(숙명,淑明)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예쁘다.

나만의 연주회는 성공적이었다고 혼자 뿌듯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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