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온 몸으로 말하는 호수

물소리~~^ 2018. 2. 2. 13:34





▲ 얼음이 풀리는 호수


▲ 호수가 얼고 그 위에 눈이 내렸으니.....



흐르지 못하는 물을 담고 있는 호수는

연안 식물이 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깊어야만 호수라 불릴 수 있다고 하였다.


그처럼 말없이 살아가는 속 깊은 호수도

제 몸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시절이 있으니 찾는 이 없는 한 겨울이다.

한파에 제 몸을 눈으로 뒤덮고도

얼어버린 호수는 쩡쩡 울리는 목소리로 위엄을 부리더니

얼음이 풀릴 즈음이면

제 몸의 리듬 따라 유연한 곡선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살얼음이 얼었다 풀리는 호수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속이 깊은 호수는 말 대신 저 몸짓으로 무엇을 말하려 하였을까.

몸짓 언어를 듣고 싶어 눈을 감으니

어느 시인의 말처럼 듣고 싶은 내 마음만 호수만하다.


어쩌면 이 계절에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몸짓 언어가 아닐지

어느 먼 곳 겨울풍경의 그리움이 밀려오면

지난했지만 따뜻했던 삶을 기억하라는

호수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몸짓의 언어를

이 계절이 가기 전 내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것 같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맞은 머위에게…  (0) 2018.03.15
이 봄, 그 무엇이 예쁘지 않을까.  (0) 2018.03.14
나무의 숙명  (0) 2018.01.18
남겨진 날들의 하루하루에 부치다.  (0) 2017.12.25
새들에게서 배우다  (0) 2017.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