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그저 웃고만 있다. 몇 달 전 남편이 화분 하나를 들고 왔다 선인장과 꽃기린을 접목시킨 화분으로 실제 꽃기린의 꽃보다 탐스런 꽃 몇 송이가 달려 있었다. 나는 접목시킨 부분의 인위적인 모습에 대뜸 뭘 이런 화분을 사 왔느냐면 퉁을 주었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분갈이도 해 주지 않고 그냥 그대로 베.. 단상(短想) 2019.11.26
수능일에... ▲ 백학봉, 쌍계루의 연못 반영 풍경 (백양사 백암산)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한파가 찾아왔다. 여태 예전과 달리 높은 기온을 보이던 11월의 날씨가 수능 하루 전날 갑자기 비를 내리더니 수능일 아침 영하권으로 떨어진 것이다. 어쩌면 수능 일을 맞아 긴장 상태에 있는 수험생들을 각별히.. 단상(短想) 2019.11.15
나를 기다려준 가을 속에서 남편이 감 농사를 짓는 친구에게 다녀오더니 감 가지를 건네준다. 친구가 나 갖다 주라고 했단다. 남편이나 친구나, 가을이면 감 가지를 취하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마음들에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이제는 자꾸만 메말라 가고 있는 나의 감성들~ 일요일 20일만에 .. 단상(短想) 2019.10.28
흔들리는 존재의 특별함 운전석에 앉아 시동 걸기 전 습관적으로 백미러를 펼치는데 무언가가 백미러 밑에 달려있다. 무어지? 아니! 웬 사마귀 한 마리가 미러 밑쪽으로 거꾸로 붙어 있는 것이다. 어디서 왔을까 밤 새 무슨 일을 한 것인가 간 밤 비로 물방울이 맺혀있는 거울을 닦기라도 한 것인가? 어쩌지 못하.. 단상(短想) 2019.10.08
자귀풀과 벼꽃 ▲ 어느새 벼가 익어가고 있다. ▲ 자귀풀 잎이 자귀나무처럼 밤에 포개지는 습성으로 자귀풀이라고 부른다. 논에서 잘 자란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벼가 가득한 곳, 한 곳에 자라고 있었으니 분명 잡초에 속하겠지만 오롯한 꽃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자귀는 나무를 다.. 단상(短想) 2019.09.06
여름을 보내며 내 책상 위 탁상 달력을 한 장 넘기고 보니 숫자가 8에서 9로 바뀐다. 달력상으로 진정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은근히 알려주고 있다. 마냥 선선해진 바람결 따라 솔숲과 맥문동이 어우러진 바닷가를 찾았다. 멀리 사는 동생이 이곳 가까이 살고 있는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 단상(短想) 2019.09.01
계절이 지나는 길목에서 ▲ 이른 아침 6시 30분 경의 하늘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의 이른 아침 하늘이 참으로 맑다. 뭉게뭉게 떠 있는 가벼운 구름들에서 맑은 기운이 뿜어 나오는 듯싶다. 저 구름 한 뭉치를 떠서 내 마음에 담으면 나도 저 구름처럼 하늘 높이 오를 수 있을까. 그러면 나도 저렇게 맑은 기운을 가득.. 단상(短想) 2019.08.25
빗속을 홀로 걸으며 ▲ 빗물에 정갈해진 산책길 토요일 오후, 가족 간의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오는 길~ 그냥 마음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 모두들 안정적으로 잘 꾸려나가며 살고 있는데 나는 여태 무엇을 이루며 살아왔을까 태풍은 소멸 되었다는데 바람은 사납고 비는 꾸준히 내리고 있다, 저.. 단상(短想) 2019.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