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감 농사를 짓는 친구에게 다녀오더니 감 가지를 건네준다.
친구가 나 갖다 주라고 했단다.
남편이나 친구나,
가을이면 감 가지를 취하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마음들에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이제는 자꾸만 메말라 가고 있는 나의 감성들~
일요일
20일만에 우리 뒷산을 올랐다.
아, 얼마나 좋은지…
느끼한 음식만 먹다가 된장국과 상큼한 김치를 먹는 것처럼
참으로 마음이 개운해지고 정신이 맑아온다.
가을을 놓쳤다 생각했는데 울 뒷산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시나브로 제 몸을 익히느라 느긋하게 가을 햇살을 즐기며
깊은 가을을 품고 있지 않았으니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싶다.
동안 갑작스런 계획에 따라 여행을 다녀왔다.
갑작스런 여행이기도 했지만 10일 동안의 일정 또한 빡빡하였으니
여행에서 돌아와 밀린 일 처리하고, 여행가방 정리, 세탁물 처리 등
내게 주어진 일들을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또 일주일을 보내고 나서야 이제 나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왔을까.
그럼에도 한편 허전하고 쓸쓸해지는 마음이 차오르는 것은
가을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어야 할까 보다
이 가을을 여린 감성으로 다시 한 번 누려보고 싶은
나의 오만가지 상념들을 뒷산의 나무들은 알고 있겠지.
오랜만에 만난 뒷산의 친구들
▲ 며느리배꼽
▲ 노린재나무
▲ 노박덩굴
▲ 사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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