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아침 산을 올라가는 시간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기이다. 어둠은 나의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 놓게 하는데 갑자기 산등성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쭈볏거린다. 추석을 앞 둔 요즈음에는 밤이 익어가는 최적의 시기인지라 몇 몇 사람이 밤을 줍느라 배낭 하나씩 짊어지고 손에는 집게를 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내는 소리임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시간에 맞춰 다녀와야 하는 내 발걸음은 눈앞에 딱 놓인 밤송이나 밤알 말고는 염두에 둘 여유가 없다. 돌아 내려올 즈음이면 햇살이 막 올라 오면서 산 가까이 보다는 산의 그림자를 받지 않는 산 너머 아파트를 먼저 환히 비추고 있으니 나는 어둠이 걷히지 않은 음예공간에 서서 부드러운 햇살을 받는 밝은 풍경을 가만히 서서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한 없이 선해지고 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