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 예찬 받은 오월의 신록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더니 이제는 완숙미가 물씬 느껴지는 강인함으로 다가온다. 튼튼하게 자라는 오월을 축하해 주려는 듯 해거름의 하늘에는 노을빛이 축포처럼 퍼져 있다. 노을빛을 받으며 산책길을 걷노라니 낮 동안의 시름은 어느새 꽁무니를 감추고 사라져 버린다. 하늘 한 번, 호수 한 번, 풀숲 한 번, 산등성 한 번씩 바라보며 온갖 상상으로 내 마음에 그림을 그리며 걷는다. 늘 같은 길이지만 내 생각에 따라 늘 다른 길, 새로움을 보여주는 길이기에 난 이 시간을 좋아한다. 새로움을 만나면, 아니 느끼면 나는 사진 찍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고 어쩌다 한 두 개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곤 하면서도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사물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