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여름을 보내며

물소리~~^ 2019. 9. 1. 10:46








내 책상 위 탁상 달력을 한 장 넘기고 보니

숫자가 8에서 9로 바뀐다.

달력상으로 진정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었음을 은근히 알려주고 있다.

마냥 선선해진 바람결 따라

솔숲과 맥문동이 어우러진 바닷가를 찾았다.

멀리 사는 동생이

이곳 가까이 살고 있는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언니, 기분 풀 겸 한 번 다녀와 봐~~


높은 하늘, 뭉게구름, 청량한 솔숲의 맥문동, 결 고운 바람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가을이

바닷가 갈대숲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면서

여름의 마지막 날을 배웅하고 있었다.


뒤돌아서는 여름 하늘의 뭉게구름이 더 없이 가벼워 보인다.

제 할 일 다 한 여름이 홀가분히 떠나고 있다고 구름이 대신 말 전해 주는 듯싶다.


작년 여름만큼 지독히 덥지도 않았고 견딜만한 날씨였는데도

나로서는 지난여름이 힘들었다.

매미도 작년만큼 그악스럽게 울지 않는 걸 보니

나만큼 힘든 여름을 보내며 짝 찾는 걸 포기했을까

힘들고 포기하는 마음들을 남겨두고 여름은 구름 타고 훌훌 떠나고 있다.


풀숲이 아닌 아파트 숲인데도

저녁이면 내 방 창가에서 귀뚜라미 울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넌 도대체 어디서 울고 있는 거니

아직 여름 끝자락이 남아 있으니

어둠이 깃든 저녁에 살짝 찾아와서 가을을 알려주는

너 귀뚜라미는 진정 가을의 전령사인가 보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계절의 순환에서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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