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자귀풀과 벼꽃

물소리~~^ 2019. 9. 6. 15:27







▲ 어느새 벼가 익어가고 있다.


▲ 자귀풀

잎이 자귀나무처럼 밤에 포개지는 습성으로 자귀풀이라고 부른다.

논에서 잘 자란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벼가 가득한 곳, 한 곳에 자라고 있었으니

분명 잡초에 속하겠지만

오롯한 꽃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자귀는 나무를 다듬는 연장의 하나이다.

공작처럼 꽃을 피우는 자귀나무는 목질이 단단하여

자귀의 자루로 사용하기 좋다하여 자귀나무라고 불린다고 한다.


자귀풀은 잎이 자귀나무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귀풀이 되었단다.

연약한 몸으로

나비 닮은 꽃을 피우며 나비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데

논에서 자라고 있어

벼에 이롭지 못하다고 자꾸 농약으로 죽임을 당하는 처지이면서도

이렇게 논 속에서, 벼와 나란히 서서 꽃을 피웠다.


이제 막 누런빛으로 기울기 시작한

벼들 사이에서 문득 벼꽃을 보았다.

늦둥이다.

이제라도 열심히 꽃가루 날려 열매 맺어 귀한 쌀로 만들어야하는데

조바심 나는 벼의 마음을

자귀풀 노란 꽃이 나비 되어

꽃가루 수정을 돕겠다고 방긋 웃어주고 있었다.


꽃이란~~

착한 마음이다!


▲ 늦게 핀 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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