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잎에.... 새 봄이 되면서 온갖 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내 보이며 새로움을 알려주곤 한다. 그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연둣빛이 없지만 난 유독 감나무의 여린 잎 빛을 참으로 좋아한다. 다른 나무들의 빛과는 조금 차원이 다른 빛을 띠기 때문이다. 약간의 갈색을 머금은 빛의 여린 잎과 검은 줄.. 내맘의 글방 2013.06.12
침묵으로 충만함을 채우다. 점심시간이다. 직원들이 모두 외출을 하니 혼자 덩그마니 남게 된 시간! 무슨 선물이라도 받은 듯 풍요로운 마음이다. FM방송에서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의 선율이 애잔함을 안겨주며 흐르니 뜻하지 않은 한가로움에 무엇을 할까 두리번거리다 책을 펼쳐든다. 주어진 한 시간 중 .. 내맘의 글방 2013.06.01
초록비 내리는 숲속에서 중학교 2학년 영어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나를 지목하더니 한 문장을 읽으라 하셨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자리에서 일어서기는 했지만 끝내 그 문장을 읽지 않았었다. 선생님께서는 놀라운 눈빛으로 끝까지 읽기를 시키셨고 난 끝내 읽지 않고 손바닥을 맞은 기억이 난다. 단순한 반항.. 내맘의 글방 2013.05.30
감나무 여린 잎은.... 꽃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장마 못지않은 비가 한차례 지나갔다. 황사가 들락날락하더니 아마도 봄 햇살의 기세를 이기지 못하겠는지 물러난 듯싶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나뭇가지에 앉은 햇살이 반짝거린다. 아니 햇살을 받은 새잎들이 유난히 반짝인다. 꽃이 진자리를 아물.. 내맘의 글방 2013.05.20
내 마음인 것을… 중학교 미술시간, 선생님께서 준비해간 8절지 도화지를 반으로 접으라 하셨다. 접힌 한 쪽에 본인이 좋아하는 색 여러 개의 물감을 짜 넣으라 하셨다. 다시 접힌 부분을 접고서 마음대로 손으로 문지르라고 하시더니 그만! 하시며 우리들은 동작을 멈추게 하셨다. 접힌 부분을 다시 펴 보.. 내맘의 글방 2013.05.14
마음에 사무치는 정겨운 놀이 가을 햇살이 잘랑거리던 지난 가을 어느 일요일 오후, 날씨가 풍기는 매력에 이끌려 뒷산을 올랐다. 나뭇잎 새로 떨어지는 가을햇살은 마술사라도 되는 양 오솔길위에 가지각색의 무늬들을 수놓으며 놀고 있었다. 햇살 아래 초목들은 숙살되느라 버석거리는 모습으로도 제 역할을 디하.. 내맘의 글방 2013.05.11
와불(臥佛)이 된 나무 봄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 20여일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감기가 잦아졌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봄빛을 가져가기도 하였다. 만나지 못할 봄이라면 성급함 없이 이 봄을 그냥 마음 안에만 담아두기로 애써 태연한 척 했다. 감기 끝자락이 몸에 매달려 달랑거릴 즈음 기어이 산을 올랐다. .. 내맘의 글방 2013.05.02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 공연 (광주, 4.28) 나무들의 연초록이 마음껏 재롱을 피우는 참 예쁜 계절에 난 아들의 선물을 받았다. 아이의 마음이 오물오물 피어나는 연두잎처럼 조금은 서툰 예쁨으로 전해온다.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 이라는 다소 낯선 제목의 연주회 티켓이었다. 스트링 콰르텟이란 현악 4중주다. 4명.. 내맘의 글방 201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