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에 마음을 씻고 FM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곡이 흐른다. 일요일 일상으로 종종거리던 움직임을 멈추고 무슨 곡이더라? 하는 의문에 휩싸이면서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분명 곡명을 알고 있었던 곡인데 아무리 생각하려해도 생각이 나지 않으니 내 머리는 금방이라도 쥐어 짤 듯싶다. 머리를 .. 내맘의 글방 2013.10.17
내 마음을 간벌(間伐)하다 출근준비를 마치고 자투리 시간을 즐기려 막 컴퓨터를 켜려는 순간, 전화 진동음이 길게 울린다. 무어지? 궁금함과 반가움으로 얼른 전화기를 꺼내 보았지만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으로 덮어버리고 다시 의자에 앉으려는 데 또다시 진동음이 들린다. 또 얼른.. 내맘의 글방 2013.10.10
억새와 바람 그리고 음악 가을이다. 가늘어진 바람결이 내 옷 소매를 길게 내려주더니, 밤송이들이 수줍게 밤빛을 발하더니, 가을이란다. 가을빛이라 한다. 계절이 변할 때 마다 달라지는 기온의 변화는 참 가슴 설레는 눈부심을 만끽하게 해준다. 더욱이 가을이 오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기온에 살갗이 오소소해.. 내맘의 글방 2013.10.08
가을 소묘 이상하였다. 난 분명 양손에 장갑을 끼고 산을 다녀왔는데 세탁기에 넣으려는 순간 오른쪽의 장갑만 들려있었기 때문이다. 현관과 내가 지나온 곳을 몇 번 훑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잃어버린 한 짝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냥 한 짝만 세탁을 하였다. 여름철 산에 다닐 때 사용.. 내맘의 글방 2013.10.01
단순함이 지닌 최고의 경지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달 무심하게 나선 출근길, 가을의 느낌이 피부로 전해지니 괜한 마음이 쓸쓸해진다. 파란 아침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달은 나로부터 충분히 먼 거리에 있는 지극한 단순함의 풍경임에도 괜히 시큰해진 마음을 끌어안고 운전석에 앉았다. 무언가 모를 다감함에 이.. 내맘의 글방 2013.09.26
그리움을 품은 가을 열매 댕댕이덩굴 비 지난 하늘이 참으로 곱다. 고운 하늘아래의 가을이 이제야 자리를 잡은 듯 자꾸 익어간다. 선선하게 부는 바람은 어느새 내 안으로 깊이 스며들며 소맷부리를 내려주니 닿을 수 없는 그리움 속으로 나의 고운 인연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아직은 푸르기만 한 숲의 나무들이 .. 내맘의 글방 2013.09.25
비 내리는 날의 계룡산은… 관음봉 관음봉 오르는 길 이른 아침 6시, 계룡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우리 동네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중부지방으로 가까이 갈수록 비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비 내리는 날의 또 다른 감흥을 기대하며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1시간 40여분을 달려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내맘의 글방 2013.09.15
자연교향악단의 지휘자가 되어 올 가을은 짧을 것이라는 예보를 맞추기라도 하듯, 9월이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을 뿐인데 이른 아침의 기온은 선득함을 보내온다. 거미들도 집짓기를 주춤하는지 거치적거리지 않으니 오솔길 걷기가 한층 수월하다. 계절의 변화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행동의 변화를 유도한다. 지난봄.. 내맘의 글방 201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