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지나는 길목 한 곳에 작은 꽃집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면 오늘은 문 앞에 무슨 꽃이 나와 있을까 하며 바라보곤 하는데 가을의 길목에 들어선 언젠가부터 노란 국화분이 샛노란 빛을 발하며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곁에 앉아서 국화가 내뿜는 알싸한 향기를 느껴보고 싶었지만 주차할 자리가 마땅치 않으니 번번이 그냥 지나치곤 했던 것이다. 여기저기서 가을 단풍 소식들이 들려온다. 마음 놓고 나설 수 없는 내 마음이 초라해지고 있으니 그냥 국화꽃이라도 한 다발 사고 싶었다. 꽃집에서 먼 곳에 주차를 하고 꽃집에 들어섰다. 마음이 환해진다. 밖의 국화화분을 보고 들어 왔는데 다발 묶음의 소국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아. 이 쌉싸름한 향기라니~ 망설이지 않고 두 묶음의 소국 꽃을 사들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