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가을의 위로

물소리~~^ 2020. 10. 27. 14:16

 

▲ 노박덩굴

  

   가을날 오후 햇살은 자꾸만 깊숙이 기울어지며 제 키를 키운다.

   늘 걷는 오솔길이지만

   늘 새로움을 안겨주는 길섶이 마냥 정겹다

 

   가을을 움켜쥐고 가을을 살아가는 초목들을 바라보며

   내가 좋아하는 에움길을 돌아서면

   노박덩굴이 이 계절을 잊지 않고 노상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왜 이름이 노박일까

   노박은 노상의 방언이란다. 노상은 ‘언제나 변함없이’ 라는 뜻이고…

   하니 매년 그 자리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 노박덩굴은 마음이 조금 급한가 보다

   껍질을 셋으로 나누어 열고서 덜 익은 제 속내를 부끄럼 없이 내 보이며

   가을햇살을 움켜쥐고 있는데

   가을은 괜찮다며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며 위로를 보내고 있다.

 

   지난 계절 동안 수고하여 맺은 결실을

   단단히 익히려는 다부짐을 여실히 드러낸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문득 내 지나온 5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난다.

 

   아닌 척 외로움을 견디며 지나온 내 마음결도 꺼내어

   저 열매들 옆에 나란히 세워 놓고

   다정한 가을의 위로를 받아 보고 싶다.

 

 

 

▲ 홀로 붉은 개옻나무

 

▲ 11월 8일의 노박덩굴. 빨갛게 익은 열매가 종일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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