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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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은.....

지극한 아름다움은 단순함에 더 많다고 했던가 어지럽게 어질러진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피어난 꽃, 솜나물! 제 순서를 잊지도 않고 가련한 모습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남보다 일찍 꽃을 보는 순간만큼은 무슨 횡재를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조금 더 예뻐 보이라고 나는 액자처리를 해 주었다. 우리들은 그저 봄이라고 부를 뿐인데 꽃들은 말없이 봄을 완성 시키는 장인인 것이다. ▼ 광대나물 서커스단의 광대처럼~ 추운가 보다 햇살 가득한 담벼락에 기대어 옹기종기 놀고 있는 광대들~~ 생긴 모습 따라 코딱지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려도 괜찮다며 흥겹게 놀고 있다. 광대는 제 몸의 붉은 빛으로 잿빛 세상이었던 세상을 밝게하는 장인이었다.

사진 2021.03.23

어느 봄날 점심시간의 봄맞이

화창한 날씨의 지난 금요일 점심시간 직원과 함께 외식을 하자고 했다. 시외로 벗어나면서 봄날의 감미로움을 느껴보고 싶어서다. 지금은 市로 편입되었지만 예전에는 면이었던 곳, 금강하구 근방에 폐교를 개조해 음식점을 운영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의 들녘에는 잔잔한 봄기운이 가득했지만 철새전망대도, 그 옆의 상가들도, 위락시설들도 그저 한가하기만 하니 코로나의 영향때문이리라 나 역시 얼마만에 이곳을 찾아 온지 모르겠다. 가끔 오성산을 찾아오기도 하고, 철새의 무리를 만나려고 찾아오기도 하고 가을이면 금강변의 갈대 숲을 찾아오기도 했는데, 그냥 발이 묶이면서 나하고 비대면 지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폐교라 하면 정겨움이 앞서면서 늘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곤 한다. 잘 정돈된 화단에는 식재된 수선화가 피어..

사진 2021.03.21

봄길을 걸으며…

이른 아침 공원의 호수에는 물안개가 가득 피어오르고 있다. 풍경은 풍경일 뿐인데 괜한 감성을 끄집어내며 풍경들에 찬사를 보내며 걷노라니 목련꽃이 환한 모습으로 내 눈 안으로 들어온다. 어쩜! 고개를 젖히고 한참을 이리저리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꽃을 더 아름답게 찍기 보다는 어쩌면 사진 찍는 순간의 내 감성을 찍고 있는 것은 아닌지… 봄은 이렇게 늘 다니던 장소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계절인 것이다. 한 계절, 한 순간 만나는 목련의 화려한 새로움 앞에서 나는 즐겨 부르던 목련화 노래를 흥얼거리고 내가 수놓은 병풍의 목련을 생각한다. 이참에 집 정리를 하면서 그동안 벼르고 벼렸던 오래된 병풍의 표구를 비단으로 다시 했다. 어찌나 기분이 좋고 뿌듯한지 모르겠다. 그 시절에 수 놓은 목련이 과연 지금의..

단상(短想) 2021.03.19

봄을 보았다

지금 섬진강을 끼고 도는 광양마을에는 매화가 한창이겠지... 지리산 화엄사 홍매화는 얼마나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을까. 구례 산동마을의 산수유는 노란 꽃 홍수를 이루고 있겠지.. 그 모든 풍경을 이제는 마음 액자에 담아두고 그리워할 뿐인데 엊그제 하늘나라 가신 울 동서님은 훨훨 날으시며 꽃세상 구경을 하실까~~ 참으로 허무한 마음이다. 내일부터 나는 또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겠지만 가신님은 영영 못오실거란 생각에 자꾸만 가라앉는 마음을 부여잡고 공원산을 올랐다. 봄은 벌써 자신들을 보아달라며 산을 채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요즈음 산에 오르면 꿩의소리가 요란하다 산란기라서 그런다는데 이 '꿩의밥' 을 먹고 그리도 씩씩한 허스키 소리로 꿩 꿩 하는가 보다고 혼자 생각하고 웃는다 개암나무 열매는 헤이즐넛 커피의 ..

사진 2021.03.14

나이테로 말하는 나무

이제 마지막 오름 오솔길이다. 이곳을 오르면 곧장 내려가는 길을 만나고 오늘 하루의 코스를 다 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올 것이다. 경칩이 지난 봄날인데도 산속 풍경은 아직 겨울이다. 모두 제 안에 봄을 품기 위해 열심히 물을 올리고 있어서일까. 산등성의 낙엽들이 촉촉이 젖어 있음이 마냥 정겹기만 한데 내 거친 숨소리를 받아내는 길섶의 굴참나무의 낯선 모습을 발견했다. 튼튼한 줄기 하나가 잘려 나간 것이다. 왜 잘랐지? 동절기에 나무 손질을 하는데 그 틈에 베어진 듯싶다. 잘려나간 줄기의 나이테가 선명하다 어쩜! 나이테 모양이 그냥 둥근 것이 아니라 무언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 글씨처럼 보이는 것이다. 大 자 같기도 하고 太 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무는 비록 제 몸이 잘려 나갔지만 큰 뜻을 품고 크게 자..

단상(短想) 2021.03.10

변화~~

까끔살이를 시작한 후, 두 번째 일요일이자 2월의 마지막 날이다. 휴일의 느긋함을 즐기고 싶은데 좁은 공간에서 부스럭대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니 새벽에 눈을 뜨고부터는 무엇을 할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러다 문득 아, 3월이면 내가 새벽에 뒷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달이 아니던가. 이곳에서는 공원산이 가까우니 공원산의 일부분만 택해 1시간 코스로 다녀오자 작정하고 나섰다. 우리 집에서는 뒷산 초입까지 5분이면 되는데 이곳에서 공원산 입구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될 것이다. 6시 10분에 집을 나섰다. 기온이 많이 오른다고 했지만 이른 아침 기온은 쌀쌀하기 그지없다. 옷을 껴입고 오기를 잘 했다. 사위는 아직 어둠이 짙었으나 차츰 밝아지는 기운이 상큼하니 참 좋다. 서쪽 하늘에는 보름 하루 지난 둥..

사진 2021.02.28

까끔살이 생활여행

하나, 둘, 셋, 넷, 다섯, …… 열다섯. 현관문을 열고서부터 방 끝까지의 내 걸음 수는 딱 열다섯 걸음이다. 이 좁은 공간에 신발장, 화장실, 싱크대, 작은 옷장 그리고 반원형 베란다에 세탁기와 보일러가 설치되어있는 곳, 내가 지금 까끔살이를 하는 아파트형 원룸이다. 오밀조밀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남편은 자꾸만 어디론가 여행을 온 기분이라고 한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 온 날은 지난 16일, 이사를 마치고 나자마자 강한 바람과 함께 때 아닌 눈보라가 몰아쳤기에 많이 어설픈 마음이었는데 이삿짐을 옮기는 동안 따뜻해진 방 온도가 어찌나 좋은지 금세 안온한 마음이 들면서 이사하는 날까지의 피곤이 풀어지면서 잠이 쏟아지는 것이다. 옛날 뜨뜻한 구들장 방에서 잠들 듯 그렇게 자고 나니 이 공간이 아늑함으로 정..

단상(短想)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