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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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의 계영배

오늘도 눈이 내렸다. 지난번처럼 갑자기 많이 내린 눈이라기보다는 새벽부터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이다. 아침 일상을 준비하면서 내 눈은 자꾸만 창밖을 기웃거린다. 아, 오늘도 사무실까지 걸어가야지~~ 혼자만의 생각으로 마음이 동동거린다. 나보다 일찍 나가는 남편이 운전 조심하라고 한다. 건성으로 알았다고 대답하였다. 기모 속옷을 챙겨입고 지난번에 귀가 시렸기에 귀마개도 챙겼다. 마스크를 걸고, 귀마개를 하고, 모자를 쓰고, 핸드백 대신 백팩을 메고, 장갑을 끼고, 롱패딩 코트를 입고, 한 손에 우산을 설산 삼아 들고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 눈 위에서 뒹굴어도 괜찮을 것 같다. 소리 없이 내리는 눈길을 걷노라니 마음이 한없이 맑아 온다 눈 맞은 나무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겨울날의 서정을 가장 많이 안겨주..

내맘의 글방 2021.01.18

겨울마음으로 꽃 피운 철쭉

폭설이 내렸다고 추워도 넘 춥다고 깊이 넣어둔 두꺼운 옷을 챙겨 입으며 내 몸 챙기느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사무실 창가의 철쭉이 꽃을 활짝 피웠다. 창밖 건물의 지붕위에는 하얀 눈이 소복한데 길 위의 눈을 긁어내는 포크레인 소리가 요란한데 철쭉은 얌전히 소리 없이 환한 모습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아무도 봐 주는 사람 없는 외로움이 제 몸 깊이 새겨진 듯 올올이 퍼져있는 실핏줄을 바라보노라니 내 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꽃과 나무 2021.01.13

폭설

새해 들어 가장 춥고 눈이 가장 많이 내렸다. 50분을 걸어서 출근했다. 내 차는 후륜구동이라 눈길에서는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잠뱅이다 새해 연휴 3일이 있었다고, 폭설이 내렸다고 월말, 연말 업무들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하니 나는 일을 해야 하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들보다 더 빠르게 걸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마냥 즐거워지는 마음은.... 일 년 전 1월 태백산 정상에서 만난 눈꽃나무들을 생각하고 윤대녕의 '대설주의보' 라는 소설의 줄거리를 어렵게 기억해 내며 소설 속 주인공들의 아리송한 마음들이 눈 녹듯 나타나는 소설의 묘미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방학 숙제로 내준 풍경화에 달랑 눈 쌓인 나무 한 그루만 그려 낸 나의 그림 실력에 미소를 머금기도 하며 새해 첫 블로그 문을 열고..

사진 2021.01.07

새해 둘째 날

방안에 스며드는 새날의 햇살~~ 눈 쌓인 오솔길 따라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 눈 김효근 작사, 곡 조그만 산길에 흰 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국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 길을 잊어버리오 가슴에 새겨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오는가 흰 눈 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사이로 내 마음 달려가면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 있다오 눈 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를 나 어느새 흰 눈되어 산길을 걸어 간다오

사진 2021.01.07

2021년 새해 첫 날

하늘은 전날 밤 내린 눈을 채 녹이지 않고 새해를 열었다. 그냥, 막연히 비응도 마파지길이라도 걸어봐야겠다고 차를 몰고 나섰지만 마파지길 역시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걸 예상하고 길을 막아 놓았다. 파도도 새해의 새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화가난 듯 거칠게 몰아치곤 되돌아서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바다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 와 곧장 뒷산으로 올랐다. 나뭇잎이 떨어진 겨울철에 산의 나무들 정비를 하느라 오솔길의 흙이 뒤집혔고 그 길에 녹은 눈의 질펀함이 내 걸음을 방해한다. 걷기를 마다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에 서서 이제 첫 날 의 임무를 마치고 막 기울기 시작하는 해를 만났다. 해는 어제와 오늘의 해가 똑 같다고.. 그럼에도 시간은 바뀌고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며 나를 달래 주고 있다. 참 부드럽다. 태양의 ..

카테고리 없음 2021.01.07

2020년 12월 31일

겨울도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큰가 보다 하얀 눈을 내리면서 잊었던 겨울 분위기를 챙겨주는 마음이 내 마음 같아 호숫가 산책로 밤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코로나때문에 막아 놓은 주차장에 쌓인 눈의 정갈함이 어찌나 고운지.. 하얀 눈 위로 나무들이 가로등 불빛에 제 그림자를 내리며 놀고 있는데 살짝 내가 끼어 들었다. 그래도 마냥 쓸쓸했다.

사진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