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비가 계속 내린다. 장맛비라고 했는데 억센 빗줄기가 아닌, 차분한 빗줄기가 며칠을 쉼 없이 내리고 있다.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진다. 용케도 아침, 저녁 산책시간에는 더 가느다란 줄기로 내려주니 가볍게 우산을 받쳐 들고 빗속을 하염없이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자꾸만 그냥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니 아무 것도 하기 싫다. 무얼 할까~~ 하릴 없이 책꽂이 앞에서 책등을 훑어 내리고 있었다. 한 때 엄청나게 독서를 했었는데 이제는 일 년에 몇 권정도 들썩 거릴 뿐이다. 뽑아든 책이 2010년에 발간한 김훈 작가의 ‘내 젊은 날의 숲’ 이다. 뽑아들고 책장을 주르륵 펼쳐보니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여있고, 간혹 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으니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흔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