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복절!
이른 아침에 태극기를 내 걸었다.
광복절이면 우리 어머니는
광복절 노래를 가사도 틀리지 않고 잘 부르신다고
요양사는 우리한테 알려 주곤 했었다.
그 어머니는
요양병원 침상에서 지금 얼마나 더우실까
오늘이 광복절인 것을 알기나 하실까
어머니를 대신하여 광복절 노래를 불러 보았다.
정인보 작사
윤용하 작곡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자꾸 마음이 서성거려진다.
간단히 집안일 마치고 새만금 방조제를 다시 달렸다
그곳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다.
내 차는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다고
내비가 보여준다.
야영지는 일반인 출입이 안 되었던 곳이다.
그에 야영지가 훤히 보이는 곳에 전망대를 지었고
그곳에서만 바라볼 수 있도록 잼버리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해 놓았던 것이다.
아쉬움은 나 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휴일을 맞아 손님 떠난 빈자리라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
전망대에 오르니 한 컷에 다 담을 수 없는 광활한 야영지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텐트를 치기위한 팔레트며 그늘막, 간이화장실 등...
한 촌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왜 해필 비 오고 더운 때 와가꼬 기냥 가부렀나 몰러"
나 초등시절
골목에서 해 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으면
저녁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
골목길을 놔두고 돌아올 때 서운한 마음을 반기는 분꽃의 다정함~
그 아련한 서운함이 저 광활한 곳 군데군데
뜨거운 태양아래 놓여있는 흔적들에서 묻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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