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흉내 낸 집을 짓는 기술자, 미물 ▲ 때죽나무 충영 한 번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니 연이은 궁금증이 내 마음을 내달린다. 겨울눈을 확인한 때죽나무는 네 번째 봉우리에서도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전체적인 나무의 맵시는 어제 만난 겨울눈을 키우고 있는 나무가 훨씬 멋있다. 네 번째 봉우리의 나무는 오솔길에서 벗어.. 단상(短想) 2014.06.26
헛꽃의 참뜻 ▲ 산수국 산수국, 꽃수국이라고도 한다. 진짜 꽃처럼 피운 가장자리 꽃은 헛꽃이다. 헛꽃은 무성화로 수술과 암술이 없어 씨를 맺지 못한다. 다만 벌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진짜 꽃보다 더 화려하고 예쁘게 피었다. 산수국의 진짜 꽃, 유성화는 가운데 짙은 남색 빛으로 자잘하게 피어있.. 단상(短想) 2014.06.24
마음의 방패, 골무꽃 열매는 꽃 이름을 배신하지 않았다. 골무꽃, 길게, 비스듬히 자라고 있었다. 어쩜 밑동의 꽃부터 열매를 맺었을까 형 동생들이 나란히 서서 차례대로 익어가고 있었다. 이에 달랑 남은 두 송이의 꽃은 엄마 아빠 일까. 자식들 건사시키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는, 조금은 후줄근한 모습이다.. 단상(短想) 2014.06.16
태극기와 붉은 장미 현충일 태극기도 차마 깃봉까지 오르기 조심스러워 반기로 걸렸다. 오늘은 내 마음을 반만 즐거워하리라 반의 마음은 오늘의 내가 있게 해준 값진 희생들의 마음을 조용히 기도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에움길 벗어나는 길 매실나무를 키우고 있는 한 농가의 울타리에는 붉은 장미.. 단상(短想) 2014.06.06
나뭇잎이 짙어지는 달, 6월에 서서 왁자지껄한 시간들이 지났다. 익숙한 세상인 줄 알았는데 순간 낯설게 느껴지며 불안했던 시간들, 남을 끌어내리고 내가 오르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의 악다구니 틈바구니 속에서 헤어나는 새로운 아침이다. 소나무 사이로 다가오는 머언 저수지의 아스라한 풍경에서 차분함이 .. 단상(短想) 2014.06.05
비에 씻긴 길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렸다. 농민들은 단비라 반겼지만 머언 바다에서는 울음비로 내렸다. 새벽녘에 멎은 비로 말갛게 씻은 산이 나를 부른다. 자박자박 나서는 길 약간의 비탈 오솔길은 비가 많이 왔다고 일러주는 듯 묵은 갈잎을 쓸려 내리고 맨몸을 보여준다. 평평한 오솔길은 물먹은 갈.. 단상(短想) 2014.06.03
쥐똥나무 꽃향기를 아시나요 아직 한여름이 아닌데 기온만큼은 한여름을 웃도는 5월 마지막 날~ 5월을 보내기 위해 공원 산을 올랐다. 진초록 잎들은 햇살에 제 몸을 꼭꼭 쥐어짜며 초록 물을 뿜어내는지 유난히 반짝거린다. 나무 그늘아래를 살금살금 걷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향이 코끝에 스치다. 아! 이 향은?? 눈을 .. 단상(短想) 2014.05.31
땅찔레, 돌가시나무 돌가시나무, 또 다른 이름은 땅찔레다. 찔레와 닮은, 찔레꽃보다 송이가 크다. 새벽빛에 발하는 이슬 머금은 흰 꽃빛은 우윳빛이다 여러 송이를 달고 높게 오르며 피는 찔레보다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피어나는 돌가시나무 꽃은 늘 낮은 자세로 땅위에 붙어 자란다. 나로 하여금 덩달아 쪼.. 단상(短想) 201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