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가시나무,
또 다른 이름은 땅찔레다.
찔레와 닮은, 찔레꽃보다 송이가 크다.
새벽빛에 발하는
이슬 머금은 흰 꽃빛은 우윳빛이다
여러 송이를 달고 높게 오르며 피는 찔레보다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피어나는 돌가시나무 꽃은
늘 낮은 자세로 땅위에 붙어 자란다.
나로 하여금 덩달아 쪼그려 앉게 하는 귀여운 꽃이다.
햇살 없는 새벽빛에 이토록 어울리는 흰빛은 없을 것이니
꽃말조차 ‘하얀미소’ 다
땅찔레는 노래를 머금고 피어있다.
금방이라도 청아한 목소리로
슈베르트의 들장미를 수줍게 부를 듯싶어
어쩔 수 없이
♬ 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 라며 흥얼거리니
새 한 마리가 멋지게 반주를 해주며
내 목소리를 살려준다.
땅찔레가 웃는다.
새벽빛, 짙푸름, 우윳빛은 서로 다른 빛이다.
들리지 않는 땅찔레의 노래 소리, 내 목소리, 새 울음소리는
톤이 다른 각자의 소리이다.
그래도 이처럼 어울릴 수 있고 예뻐 보임은
좋음에서 빚어지는 같은 시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선으로
눈높이를 맞추고 싶다는 간절함이 번지는 요즈음이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에 씻긴 길 (0) | 2014.06.03 |
---|---|
쥐똥나무 꽃향기를 아시나요 (0) | 2014.05.31 |
길에서 얻다 (0) | 2014.05.14 |
연초록을 바라보며..... (0) | 2014.04.28 |
우리의 진정한 스승 (0) | 2014.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