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고 길들여지는 일은… ▲ 비바람에 떨어진 오동잎 덮인 오솔길 새벽에는… 장맛비가 내 마음처럼 주춤했는지 비가 조용히 내렸나 봅니다. 무심코 산행 길 나왔다가 불빛에 반사되는 빗줄기를 보고 얼른 엘리베이터를 되돌아 타고 올라가 우산을 챙깁니다. 그러느라 조금 늦게 올랐어요. 소란스럽지 않게 내리.. 단상(短想) 2014.07.29
주어진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값어치 어디서는 장대비가 내린다는데 이쪽 하늘도 그 여운에 물들여졌는지 햇살이 조금은 부드러워 보인다. 검은빛 머금은 어두운 구름 때문인가 보다. 어두움으로 밝음을 녹이며 부드럽게 해주는 낮은 구름들은 여름 중 가장 더운 날인 대서(大暑)를 덜 사납게 해주고 있다. 24절기 중 딱 절반.. 단상(短想) 2014.07.23
초복에 띄우는 편지 ▲ 닭의난초 오늘이 벌써 초복입니다. 비가 산발적으로 날리는 아침 출근길 스쳐 지나는 주말농장의 작물들이 빗물을 쭉쭉 빨아 마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싶었습니다. 이제 작물들은 잎을 무서우리만치 짙은 초록으로 무성하게 키우겠지요. 고구마들이 그동안의 가뭄으로 스트레스 받아 .. 단상(短想) 2014.07.18
오늘은 유두절/유둣날 오늘은 음력 6월 15일 유두절이다. 유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목욕한다는 뜻의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의 준말이다. 절기에 맞는 의식을 갖고파 이른 저녁 동쪽에 있는 호수에 이르니 동쪽 하늘에서는 둥근 달이 떠오르고 서쪽하늘에는 지는 해의 붉은 노을이 번져 있다 동쪽 호수의 .. 단상(短想) 2014.07.11
가슴 일렁이는 추억, 원두막에 올라본다 남편의 차 뒷좌석에 커다란 검정비닐봉투가 놓여 있기에 이게 뭐냐고 물으니 남편은 부스럭거리며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어머나~ 앙증맞은 작은 원두막이었다. 길을 가다 만났는데 내가 좋아할 것 같아서 20,000원을 주고 샀단다. 나를 생각해 사온 감사함은 순간, 내 마음은 어느덧 머언 .. 단상(短想) 2014.07.08
머루가 익어가는 계절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 청포도 아닌 머루를 초대했다. 포도에서는 도회지 냄새가 나고 머루에서는 소박한 산골 냄새가 난다. 하마 저 탱탱한 몸속에 7월만 지니고 있을까 우리의 머언 그리운 것들을 가득 품고 있으니 끄집어내고 싶은 다정한 몸짓으로 내달린다. 그냥 그렇게 만나기만 .. 단상(短想) 2014.07.01
꽃을 흉내 낸 집을 짓는 기술자, 미물 ▲ 때죽나무 충영 한 번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니 연이은 궁금증이 내 마음을 내달린다. 겨울눈을 확인한 때죽나무는 네 번째 봉우리에서도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전체적인 나무의 맵시는 어제 만난 겨울눈을 키우고 있는 나무가 훨씬 멋있다. 네 번째 봉우리의 나무는 오솔길에서 벗어.. 단상(短想) 2014.06.26
헛꽃의 참뜻 ▲ 산수국 산수국, 꽃수국이라고도 한다. 진짜 꽃처럼 피운 가장자리 꽃은 헛꽃이다. 헛꽃은 무성화로 수술과 암술이 없어 씨를 맺지 못한다. 다만 벌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진짜 꽃보다 더 화려하고 예쁘게 피었다. 산수국의 진짜 꽃, 유성화는 가운데 짙은 남색 빛으로 자잘하게 피어있.. 단상(短想) 201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