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뽀리뱅이 줄기위에서 소리쟁이 열매를 쪼고 있었다.
참새 한 마리가 가느다란 풀줄기위에 앉아 먹이를 쪼고 있다.
어머나! 어찌 저리도 가느다란 줄기위에 앉아 있을까
몇 배나 더 무거운 몸일 텐데…
놀란 마음으로 가만히 주시하는데
참새는 그 비밀을 들킬까 얼른 날아가 버린다.
참새의 무거움을
연약한 풀은 얼른 받아 땅으로 내려 보냈을까.
제 몸 의지할 곳 없는 허공을 나는 새는
허공에 제 몸을 맡기기 위해 몸속의 뼈를 텅 비워둔다고 하였으니
아마도 그 가벼움으로 저 풀줄기위에 앉았을까.
제 몸을 지탱하기위해 무거움을 얼른 받아내는 풀도
허공을 날기 위해 제 뼈 속을 비우는 새도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누군가의 무거움도 받아내고
나의 무게를 비워 누군가를 가볍게 하고 싶다는
가벼운 이치가 무겁게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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